빅4 금융사, 하반기 고민거리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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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CEO 리스크' 해소
우리·하나, M&A 주도권 경쟁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CEO 리스크'로,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시장재편 과정에서의 주도권 확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리더십 구축 '안간힘'
새 선장을 맞은 어윤대 KB금융호는 갖가지 산적한 과제를 안고 이달부터 항해를 시작했다. KB금융으로서는 1년 가까이 지속돼온 리더십 부재사태로 인한 조직불안을 조기에 매듭짓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어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주요 영업점을 방문하고, 회장선임 과정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노조와의 관계개선에 나선 것도 새로운 리더십 구축을 위한 염두한 행보이다.

경쟁 금융사와 비교해 낮은 비용효율성도 고민거리다. 어 회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의 그룹변화혁신 TF팀을 구성하는 한편, 카드사 분사를 포함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실추된 '리딩뱅크'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수익성 및 기업가치에서 '리딩뱅크' 반열에 올라선 신한지주도 때아닌 'CEO 리스크'에 맞닥뜨렸다. 신한지주의 '절대적' 리더십의 상징인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이 정치권으로부터 또 다시 '금융실명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것.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금융사 CEO의 향후 거취에 치명적일 수 있다.

라 회장은 지난 2007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계좌를 통해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신한지주 측은 이미 검찰의 조사가 종결된 사안이 또다시 불거진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지만, 이번 재조사를 통해 의혹이 완벽히 해소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시장재편 '소용돌이'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시장재편 과정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금융지주사간 신경전도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늦어도 이달말부터 민영화 절차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과 관련된 뚜렷한 밑그림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대등합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재편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KB금융의 경우, 향후 2~3년간 M&A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치면서 경쟁구도가 오히려 단순해 졌다는 평가다.

반면,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의 경우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금융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내비쳐 왔다. 경쟁 금융사와 비교해 크게 뒤쳐지는 자산규모가 M&A 추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같은 '덩치 컴플렉스'가 M&A 추진과정에서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경쟁사 대비 취약한 고객기반으로 태생적인 저마진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자산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우리금융에 비해 크게 열세라는 점에서 주도권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높은 인지도와 국내 최대 규모의 자산규모를 앞세워 시장재편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내비쳐 왔다. 그러나 '先매각 後합병'에 무게를 둬온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으로서는 우리금융이 '매각대상'이라는 점에서 민영화 추진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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