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온라인몰 강화의 '명과 암'
이마트 온라인몰 강화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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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미희 기자] 올 초 ‘가격혁명’을 외치며 최저가격제를 실시해 대형마트 간 ‘가격전쟁’의 포문을 열었던 신세계 이마트가 이번에는 온라인 몰을 확대 강화하면서 ‘제2차 격돌’을 선언했다. 신세계는 이달 초 기존의 ‘이마트 몰’을 확대 개편, 자체적으로 검증한 상품만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을 도입해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 시장확대차원을 넘어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업계 1위를 노리는 공격경영에 시동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잖은 암초들로 수익전망이 불투명해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달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이 신세계 전체의 비전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성장 시장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것이지 온라인에 신세계의 미래가 달렸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도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대형마트의 오픈마켓 진출로 온라인 시장 규모가 대폭 커졌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제살 깎아먹기’가 될 것이란 얘기다. 특히 이마트가 차별화 전략으로 내놓은 ‘온라인 전용 신선식품 강화’가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선식품은 단가는 낮으면서도 품질관리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배송 과정에서도 부패·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포장부터 배송 단계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 과정에서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이마트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기에 위험부담도 따른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다른 인터넷 쇼핑몰들이 식품 비중을 20% 정도로 낮추고 있는 것에 반해 이마트 몰은 이번에 고객 유치 전략에 하나로 그 비중을 63%까지 끌어올렸다.

또 하나, 이마트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점포 픽업 서비스’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온라인 주문 상품을 집 근처 이마트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한 이 제도는 당장은 획기적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인건비 등의 문제로 유통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 때문에 이번 이마트 몰 오픈이 기존 온라인 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가 된 지금, 각종 규제로 신규 점포 개설조차 힘들어지자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온라인 쇼핑몰 쪽으로 눈을 돌렸다는 얘기다.

중소상인들도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강화 방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마트 몰이 B2B(기업 간 거래) 시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몰이 개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도 직접 제품을 공급하려고 하자 중소상인들은 “이마트가 도매 유통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마트 몰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배를 불릴 수만 있다면 어디든 손을 뻗치는 것이다. 겉으로는 업체 간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높이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기존 사업자들을 하나씩 짓밟아 결국엔 온라인 시장마저 대기업이 잠식하겠다는 약육강식의 논리일 뿐이다. 이마트의 온라인 강화가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그로 인해 유통산업구조가 왜곡되고 중소영세상인들의 많은 희생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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