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주식 매매 '딜레마'
펀드매니저, 주식 매매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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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주새 잦은 매매 눈에 띄어
"뜻하지 않은 종목 매도 운용 곤란"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펀드매니저들이 주식 매매 딜레마에 빠졌다. 주가가 올라 종목을 매수해야 되지만 펀드 환매 행렬로 보유한 종목도 매도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이 종목을 사서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대신 잦은 매매를 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만 살펴봐도 이런 움직임이 눈에 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2~3주새 서울반도체와 소디프신소재, LG화학, 삼성테크원, LS 등을 자주 매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반도체의 경우 지난 1일 0.01%의 지분을 사들였다가 6일 0.15%의 지분을 팔았고 13일엔 다시 0.02%의 지분을 샀다. 소디프신소재도 1일과 6일 각각 0.07%, 0.14%의 지분을 팔았다가 13일 0.12%의 지분을 사들였다.LG화학, 삼성테크원, LS 등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사고팔고를 반복했다.

펀드매니저들이 잦은 매매를 시도하는 이유에 대해 모 증권사 펀드애널리스트는 "계속된 환매로 주식 매수 여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쫓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대형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자금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펀드와 하락장을 예상하고 미리 주식을 팔아 성과가 저조했던 펀드 매니저들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단기 매매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펀드매니저들은 뜻하지 않은 환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모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주식시장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펀드환매 요구가 계속되고 있어 종목 매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환매 추세가 계속되면 수익률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환매가 지속되면 보유주식을 팔아야하기 때문에 개별 종목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운용규모 축소로 포트폴리오 구성에 어려움이 생겨 수익률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단기 매매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 운용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단기 매매가 자산운용사 전체와 주식형펀드에 일반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환매 요구가 있어도 특정 종목을 완전히 처분하는 것이 아니고 포트폴리오는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수익률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펀드규모 축소로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수익률 하락을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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