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퇴직연금 계열금융사 퍼주기 '여전'
대기업 퇴직연금 계열금융사 퍼주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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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유치금액 50% 육박
비계열 금융사들 '울상'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대기업 계열사들이 같은 그룹 금융회사(퇴직연금 운용사)에게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같은 계열사에게 부당하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고 있어, 가뜩이나 출혈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의 건정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국회 정문위 업무보고에서 조문환 한나다라당 위원은 "대기업계열의 15개 금융회사들이 같은 그룹내 계열사들로부터 유치한 퇴직연금 규모가 전체 유치금액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말 현재 대기업계열 금융회사 15곳의 퇴직연금 유치금액은 5조 1532억원에 달했으나 이 가운데 계열사들로부터 유치한 금액이 무려 2조5034억원으로 48.5%나 차지했다.

특히 현대중공업 계열의 하이투자증권이 유치한 퇴직연금 10억8000만원중 98.5%인 10억6000만원이 계열사 물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계열사로부터 80.6%에 달하는 등 퇴직연금 을 유치했고, 롯데손해보험(74.1%), 삼성생명(64.2%), HMC투자증권(60.2%) 등 계열사들의 지원이 막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자본과 엮여있지 않은 중소형증권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 중소형증권사 퇴직연금 담당자는 "대기업들이 계열금융사들에게 적립금을 몰아주려고, 모든 협력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쪽에서 대출을 무기로 중소기업체들을 장악하고 있는 마당에, '대어급'기업들을 계열금융사들이 독식해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대기업그룹 10곳 중 삼성 한국투자금융 롯데 동양 한화 등 5곳은 퇴직연금을 가입한 계열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그룹내 금융회사에 운용을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의 경우 퇴직연금 가입 계열사 43곳 가운데 42곳이 그룹내 금융회사에 가입했다. 한국투자금융도 10곳중 8곳이, 롯데는 8개 계열사 중 6곳, 동양은 19곳중 12곳, 한화는 8곳중 5곳이 그룹내 금융사에 퇴직연금을 맡겼다.

조 의원은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가 심각하다"며 "이는 공정거래법상 부당내부 거래행위에 해당될수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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