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엑소더스…고객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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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변경 이달만 340건…월평균↑
"전문인력 양성 없이 쟁탈전만 치열"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재계약 시즌을 맞아 펀드매니저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장기·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펀드 운용 매니저가 1년이 멀다하고 바뀌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자산운용사 운용펀드의 펀드매니저 변경공시는 340건으로 이번달의 절반이 가기도 전에 최근 1년간 한 달 평균인 322건을 넘어섰다.

3월 결산법인인 자산운용사들이 결산과 성과급 지급을 마치고 새로운 계약 시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 교체가 가장 많이 이뤄진 곳은 대신투신운용이다. 이 회사가 낸 운용펀드의 펀드매니저 변경공시는 294건에 달한다.

업계관계자들은 매년 펀드매니저 대이동이 발생하는 이유를 전문인력 부족과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자산운용사들의 행태에 있다고 지적한다.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운용사는 늘어나는데 훈련된 전문인력은 부족하다보니 펀드매니저를 쟁탈전이 벌어진다"며 "시간과 비용을 핑계로 장기적으로 인력을 키우기보다 펀드매니저 빼앗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주식본부장은 "자산운용사들이 단기성과에 초점을 맞춰 펀드매니저들을 평가하다보니 단기성과 부진을 이유로 펀드매니저 교체가 잦을 수밖에 없다"설명했다.

이어 "장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펀드매니저들 입장에서도 단기 성과를 내기 유리한 펀드를 찾아 이직하거나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운용사로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펀드매니저가 바뀌면 운용의 일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대증권이 2008년 이후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운용전문인력 변경공시를 한 설정액 50억원 이상의 125개 국내 주식형 펀드를 분석한 결과 펀드매저 교체 이후 2개월간 평균수익률이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니저들이 단기성과를 높이기 위해 잦은 매매를 함으로써 수수료율이 높아지고 그 부담을 투자자가 고스란히 떠 안는 결과가 나타날 수있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2007년 1월 이후 2009년 8월 말까지 펀드매니저 이직률은 평균 48.4%에 달했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펀드는 장기투자가 원칙이라고 권유하면서도 정작 철새 매니저들이 횡행하는 게 우리 자산운용업계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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