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쇼크'…연합과기, 상폐위기에 코스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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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株 '불똥'…시장불신감 '팽배'
장 중 한때 코스닥 500선 하회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중국 섬유·의복업체 연합과기가 회계처리 문제로 또다시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이자, 관련 중국 상장사뿐 만이 아니라 코스닥시장의 투심마저 얼어붙였다.

연합과기는 지난 2일 한국거래소는 '감사의견 비적정설' 조회공시를 요구받았고, 이날 "현재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추후 감사보고서을 수령하면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합과기는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에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관련 중국상장사인 중국엔진집단은 전날보다 540원(8.54%) 급락한 6020원에 거래를 마쳤고, 중국원양자원(-3.88%)과 차이나하오란(-2.39%), 중국식품포장(-4.26%), 차이나킹(-5.08%)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GSMT, 3노드디지탈 등도 1%가 넘게 하락했다.

특히, 연합과기는 상장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매년 상폐 문턱까지 치닫으며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후,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퇴출 위기에 몰렸다.

연합과기는 이후 문제가 된 리헝 공장의 매출을 입증해 가까스로 감사의견을 '한정'으로 돌려놓은 뒤 회계법인까지 바꿨지만, 지난해 9월 반기보고서의 '의견거절'을 받아 또다시 문제가 됐다.

당시 회사는 리헝공장을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했다. 자사주 취득 등 주가 부양책도 내놨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114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아직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태다.

만약 이번에 '거절'이나 '한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연합과기는 상장한지 채 2년도 안 돼 증시에서 퇴출되게 된다.

전문가들은 회계기준 강화로 올해 사상최대의 퇴출이 전망되는 코스닥시장에서, 중국기업들마저 시장 불신감을 높이고 있어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회계법인 감사와 관련해 시총 상위기업이 퇴출 위기에 몰리는 등 재무적 불신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마당에, 이번 연합과기 사태를 계기로 중국상장사들의 '차이나쇼크'도 부각돼 코스닥시장 불신감이 더욱 팽배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은 이번 연합과기의 감사의견 비적정설 문제는 이 기업에만 해당하는 개별적인 문제로, 국내 상장된 다른 중국 기업들에게까지 불신이 확산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왕건성 중국엔진집단 사장은 "중국에 우수한 기업이 많은데 연합과기는 개별적인 사건으로 중국 기업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합과기 문제는 분명히 상장 전 회계감사와 관련이 있는데, 앞으로 상장 할 기업에 대한 주관사나 금융감독원은 대상 기업에 대해 더욱 엄격한 심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화리 중국원양자원 사장도 "연합과기의 회계문제는 중국의 한 기업에서 발생한 것일 뿐"이라며 "사업내용도 다르고 기업 규모도 다른 우리 회사가 단지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투자자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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