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문어발病' 재발?…‘듣보잡’ 신규사업 봇물
대기업 '문어발病' 재발?…‘듣보잡’ 신규사업 봇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정일환 기자] 주총시즌을 맞아 바뀐 정관에 새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대기업들이 늘고 있다. ‘블루오션’을 찾아 야심찬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해상운송업·선박대여업·해운중개업 등 해운업 관련 신규 사업을 사업 목적에 더한 현대중공업, 탄소 배출권 거래사업과 수(水)처리 사업, 프랜차이즈 사업, 배터리 사업 등을 새 성장동력 사업으로 추진하기로한 제일모직, SK에너지 등이 좋은 예다.

반면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 사업을 은근슬쩍 끼워 넣은 듯 한 기업도 눈에 띈다.

삼성그룹 계열 보안전문업체인 에스원은 분묘 분양 및 장례 서비스업과 노인복지 시설 운영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분묘 및 장례업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연간 6조원으로 커진 성장산업이다.

하지만 고객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본업인 시스템보안업체가 죽은 뒤를 돌보겠다는 것은 어딘지 어색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에스원 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사업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K(주)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동산을 개발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기업’과 ‘부동산 개발’이라는 두 단어의 결합이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그리 낯설지 않다.

실제로 재계는 SK(주)의 이번 정관 변경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메추리섬에 종합레저시설을 조성하려는 그룹의 계획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프로야구단 타이거즈를 운영하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스포츠 시설 운영업을 사업 목적에 새로 넣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며 “야구 연습장을 건설하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추진할 야구 연습장의 규모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장년층 야구팬들의 머릿속에 ‘야구 연습장’은 동전을 넣고 공을 치던 동네 야구 연습장을 떠오르게 한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당장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지 않더라도 사업영역 다각화를 위해 미리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