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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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모멘텀 '만발' 불구 투심 위축 지속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은행업종에 대한 전문가들의 호평이 잇따르고 있지만 은행주들은 좀처럼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재편에 따른 은행간 M&A(인수합병)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은행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내외 악재가 잠복해 있는 만큼 상당기간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15분 현재 은행 업종지수는 321.76으로 전일대비 4.07포인트(1.25%)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피지수 하락세(0.11%)와 비교해도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특히 전날 국제신용평가사인 S&P가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주의 상승탄력이 확연히 둔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주에 대한 투자비중 확대 의견를 잇따라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은행주에 대한 매력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 보고서도 잇따르고 있다.

은행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연내 가시화될 수 있는 시장재편 움직임이 가장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 상반기에 우리금융 민영화의 세부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며,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역시 향후 6개월 이내에 매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여기에 일부 은행의 경우 하이닉스와 삼성생명 등 유가증권 매각익이 M&A 추진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 15일 블록세일 방식을 통해 하이닉스 지분 6.67%(9232억원)을 매각했으며, 우리금융 2070억원을 포함해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이 각각 1560억원, 1820억원의 세전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이고은 연구위원은 "유가증권 매각은 은행들의 수익성이 제고 효과와 함께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의 M&A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생명이 상장될 경우 국내 은행의 올해 순이익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위원은 "분석대상 은행들의 하이닉스 매각익만 세후 약 4140억원이고, 삼성생명 공모가격 100,000원을 가정한 세후 매각익은 약 5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포함하면 2010년 은행 순이익은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국내 은행에 대한 대외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해외발 호재로 꼽힌다. 지난 15일 국제신용평가사 S&P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금융지주, 신한카드 등 6개 금융기관의 장기발행자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위원은 "S&P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은 은행의 외화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시켜 순이자마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은행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부정적 인식도 상당부분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큰폭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 들어 금호사태와 유럽발 경제불안 등 외생적 변수에도 큰폭의 하락세를 보이지 않는 등 악재에 둔감해지고 있지만 강력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연구위원은 "당분간 은행업종의 개선추세는 유지되겠지만 가격매력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한 주가는 중립적일 수밖에 없다"며 "또한 시장재편을 이끌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스터플랜 역시 6월 지방선거 이후에나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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