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의자' 검거했지만…"DNA가 뭔데?" 곤혹
경찰, '피의자' 검거했지만…"DNA가 뭔데?"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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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막지한 잡아떼기냐 묵비권이냐"...'아날로그형' 맞아?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 납치살인 용의자(피의자) 김길태가 검거 과정에서 경찰을 그토록 애먹이더니 잡힌 이후 범행입증 과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아날로그형' 용의자에 '디지털형' 경찰이 맥을 못췄다는 것인데, 막상 용의자 김길태가 검거된지 하룻밤이 지났지만, 이 양 사건과 관련된 범행일체를 부인해 경찰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의 신분을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바꿨을 정도로 그의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태. 그런데도 범행입증에 검거만큼이나 큰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이다.

김 씨의 이런 행동이 알고서 하는 '묵비권' 행사인지, 무지막지한 '잡아떼기' 행동인지 밖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구분이 안될 정도다. 심지어 경찰이 유력한 단서인 DNA를 언급하자, 김 씨는 'DNA가 원지 도 모른다면서 법대로 하라'고 버티고 있다고 한다.

김 씨가 선행 범행에 대해서는 시인하면서도, 이 양 관련 범행에 대해서만은 일체 입을 열지 않는 이같은 행위를 과연 어떻게 봐야할까? 혹시 그의 숨겨진 모습은 '아날로그형'이 아닌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 납치살인 피의자 김길태(33)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김길태는 10일 오후 5시께부터 11일 오전 1시께까지 부산 사상경찰서 별관 3층 진술녹화실에서 수사관 5명에게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길태를 상대로 성폭행과 살인이 언제, 어디에서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지만 김길태는 이 양과 관련한 질문에는 진술을 피했다고 밝혔다.

김길태는 이 양 관련 내용을 물으면 '모른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으며, 이 양의 몸에서 본인의 DNA가 검출됐다는 점을 얘기해도 '잘 모르겠다. DNA가 뭔지도 모르겠고 법대로 하라'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애초 김길태가 장기간 제대로 잠을 못자고 피로에 쌓여있는 점을 고려해 목욕과 수면을 취하게 한 뒤 11일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하려고 했으나 김길태가 '그럴 것 없다. 조사부터 받자'고 호기를 부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길태는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고개를 숙인 채 도피 기간 행적에 대해선 비교적 자세히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길태가 자살 같은 돌출행동을 할 수 있다고 판단, 감시가 쉬운 유치장에서 자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사본부는 오전 10시께 밤샘 조사 내용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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