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사업비 펑펑쓰고 '보험료 올리겠다'?
손보사, 사업비 펑펑쓰고 '보험료 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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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들, 예정 사업비 과다 지출
손해율 개선 자구책 마련 '뒷전'

[서울파이낸스 임애신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사업비 절감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생각만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자동차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금융당국과 유관기관의 노력이 무색하다.

손보사들은 사업비를 펑펑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손보사들은 손해율 악화에 따라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사업비 절감 등 자구노력에는 무관심했던 것이다.

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손보사들이 지출한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2조4473억원으로, 보험료 책정 당시 예정 사업비에 비해 1260억원(5.4%)을 더 지출했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7189억원을 집행해 당초 예정보다 622억원을 더 쓰면서 사업비 초과 집행 금액의 절반을 차지했다.

메리츠화재는 167억원, LIG손보 159억원, 한화손보 55억원, 롯데손보 50억원, 동부화재 32억원, 현대해상 15억원, 흥국화재 2억원 더 썼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사의 경우 악사 손보만 24억원을 덜 썼으며, 더케이손보는 15억원, 에르고다음다이렉트가 48억원, 현대하이카다이렉트가 24억원을 더 집행했다.

보험사가 고객들로부터 자동차보험료 받으면 그 중 약 30%를 사업비로 사용하고, 남은 70%는 자동차사고 시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사업비는 계약자가 낸 보험료 가운데 보험계약의 체결·관리·손해사정·광고비 등 등 보험사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떼 가는 부분이다. 따라서 사업비가 적을수록 보험료는 낮아진다.

공개된 사업비 내용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4~12월 자동차 손해율은 74.5%로 전년 동기 대비 5%p 상승했다. 그동안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손익본기점인 70%를 넘었기 때문에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이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경영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려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지난 2월 손보협회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 자구책'을 발표했지만, 자동차보험료의 핵심인 사업비에 대한 자구책은 빠져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오프라인 보험사들이 올 1·4분기에 초과 지출한 사업비가 273억원인데 이를 줄이면 보험료를 1인당 약 2만6000원씩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36.4%·일본 34%에 비해 우리나라는 28.2%로 낮은 편"이라며 "예정사업비에는 인건비·임차료·손해사정업무에 사용되는 비용 등이 포함돼 있는데 매년 물가 상승분이 적용되지 못해 초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9월부터 금감원은 자동차보험 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를 손보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해 초과사업비 집행을 억제하도록 유도해왔지만 그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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