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종용 기자] 3.1절을 맞아 한일 누리꾼간 '사이버 전쟁'이 점화됐다. 양 측이 펀치를 주고 받았다. 한국이 먼저 치고 일본이 맞받아치는 나타전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일부 한국 누리꾼들이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 '2ch'를 공격하자, 일본 누리꾼은 저녁부터 보복공격에 나섰다. 반크와 청와대를 겨냥했다. 2ch는 무력화됐지만 반크와 청와대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1차전의 양상은 한국의 '판정승'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2ch 이용자를 중심으로 한 일본 누리꾼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독도영유권 등을 주장해 온 '반크'와 청와대 인터넷 사이트를 공격했다. '반크'는 일본 누리꾼들의 반격으로 약 1시간 동안 홈페이지가 접속 불가능 상태에 빠졌다. 반크 측은 오후 6시부터 일본 누리꾼의 공격이 시작됐지만, 전문 보안업체에 의뢰해 일본 누리꾼의 공격을 분산시켰다고 밝혔다.
일본 누리꾼들의 공격을 받은 청와대 사이트도 오후 7시께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빚어졌다. 하지만, 트래픽 급증 현상은 없었고, 접속에도 큰 문제가 없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국 누리꾼의 선제 공격은 지난달 18일 러시아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이 집단폭행을 당해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 2ch 이용자들이 '잘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인 데서 촉발됐다. 당시 2ch 이용자들은 '인종차별이 아니다' '러시아의 선행은 효과가 눈에 보이는구나' 등의 한국을 비방성 댓글로 한국의 누리꾼들을 자극했다
하지만, 결정타는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우승과 동시에 제기된 '심판 매수설'. 2ch 이용자들은 밴쿠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트 쇼트프로그램 경기가 열린 지난달 24일,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에 뒤쳐져 2위에 그치자 분통했던지 이같은 댓글로 한국의 다존심을 건들었다.
결국, 이에, 격분한 한국 누리꾼들은 지난달 23일 디시인사이드 회원을 주축으로 한 포털 사이트에 2ch 공격을 위한 카페를 개설했다. 1일 현재 이 카페의 회원수는 10만명 안팎으로 늘어났다.
이렇게 힘을 비축한 한국 누리꾼 1만여명이 1일 2ch에 대한 공격에 나섰다. 이에, 오후 1시경 'vip 게시판'과 '뉴스속보 게시판'은 접속 불능상태가 됐다. 2ch는 오후 7시 현재까지도 대부분 게시판이 마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