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에 '올인'(?)…韓·日 '스포츠 전쟁 中'
마오에 '올인'(?)…韓·日 '스포츠 전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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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속 日 언론 '호들갑'...'누가 이길까' 보다 '누가 질까' 관전 포인트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스포츠 강국 일본, 하지만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22일 현재 일본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메달 순위 20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이 금메달 4, 은메달 4, 동메달 1개로, 종합5위에 랭크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성적표다.

그래서 인지, 일본 언론이 피겨스케이팅, 특히 여자 싱글부문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 지금까지의 부진을 한방에 날릴 수 있기를 바라는 듯하다. '올인'하는 듯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물론, 그 주인공은 김연아의 경쟁자인 '아사다 마오'. 일부 일본 언론의 그녀에 대한 기대감은 정도을 넘어 호들갑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다.

올림픽과 같은 큰 경기에서 한 선수가 금메달을 딸 확률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나 금메달을 예상했던 선수가 노메달의 '수모'를 겪는 경우가 왕왕 연출되는게 올림픽의 역사다. 

현재로선 이번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누가봐도 한국의 김연아다. 객관적 전력으로보나 그동안의 성적으로보나, 이를 부인하기 어렵다. 국제적인 도박사들은 김연아에 베팅하면 쪽박을 찰 것이라고 까지 점치고 있다고 한다. 김연아의 금메달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것처럼 올림픽은 주사위를 던져봐야 아는 만큼, 우리 국민들은 숨죽이고 지켜만보고 있다. 그 어떤 언론도 금메달이 확실하다는 식의 보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일본 언론의 보도 태도다. 일본 스포츠 전문 일간지 스포츠닛폰은 22일 '마오, 금메달 80% 이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일본 열도가 그녀에게 거는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한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보다 하루 늦은 21일(한국시간) 전쟁터인 밴쿠버에 도착했다. 그리고, 밴쿠버 근교에 빌려 놓은 아이스링크에서 한 시간 반 동안의 비밀훈련을 가졌다.

아사다는 이 훈련에서 자신의 장기인 3회전 반 트리플 악셀 점프를 4번 모두 성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닛폰은 "9시간이나 되는 비행시간에도 불구하고 밴쿠버 도착 4시간만에 실시한 훈련에서 4번 모두 성공했다. 넘어진 점프도 없다"며 그녀의 금메달 가능성을 점쳤다.

아사다 마오 자신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리플 악셀을 깨끗이 성공하기 위해 연습했다. 성공확률이 높아졌다. 점프가 성공한다면 다른 점수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금메달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숫자로 말할 수는 없지만 4대륙대회 때보다 컨디션이 더 좋다"고 답했다.

일본 피겨팬과 언론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답변이다. 아사다는 지난달 전주에서 열린 4대륙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트리플 악셀 점프를 성공했기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이 80% 가까이 왔다"고 자평한 적이 있다.마오 스스로가 4대륙 대회 때보다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자평했으니 스포츠 닛폰의 '금메달 가능성 80% 이상'이라는 보도가 이상할 것이 없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또 다른 일본 언론의 보도 내용은 약간 신경 쓰인다. 교도통신은 21일 "김연아가 자신의 무기인 2연속 3회전 점프 등을 성공시켰지만 피곤해서인지 2회전 반으로 마무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며 "보기 드물게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연아가 다소 주춤하자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무엇이었느냐고 집요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언론들을 통해 접하게 되는 김연아 선수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으로 비쳐지는 그녀의 훈련 모습도 그렇다. 그녀의 컨디션은 그녀 자신밖에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부문의 결전의 날은 우리 시간으로 24일이다. 과연 이번 전쟁에서 김연아와 마오 중 누가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인가? 지금 한국과 일본은 이들 두 선수를 놓고 스포츠 전쟁에 돌입한 상태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런데, 전쟁을 앞둔 양국의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일본은 다소 '호들갑스럽고', 한국은 약간은 '담담해' 보인다.  

전쟁이 끝난후. 어느 한 쪽이 입을 수밖에 없는 상처가 벌써부터 걱정된다. '누가 이길 것인가' 보다 '누가 질 것인가'에 관전 포인트가 맞춰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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