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0% '어닝쇼크'…조정 빌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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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센서스 50% 이상 하회 기업 30%
"대내외변수에 실적 하향조정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호실적에 성과급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경기 회복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 변수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와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351개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 발표치와 컨센서스를 비교한 결과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기업은 105개로 30%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컨센서스를 50% 이상 하회한 종목이 103개로 30%에 육박했다. 시가총액이 큰 거래소 대형주의 경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한 기업이 14개에 불과한 반면, 20% 이상 하회한 기업은 무려 37개로 3배에 달했다.

대우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지난해 기대 이상의 실적에 따른 성과급 확대와 글로벌 경기 회복 및 경쟁 심화에 대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매출은 컨센서스 상회비율이 42%로 영업환경 자체가 악화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기대 이하의 4분기 실적은 1분기 실적의 하향조정으로 이어졌다. 4분기 실적발표의 윤곽이 드러나는 2월부터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는 4월초까지 실적 추정치는 하향돼왔다.

특히, 올해의 경우 최근 이익조정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고, 이번 1분기안에 국내 경기선행지수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고점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도 높다.

조 연구원은 "향후 경기선행지수의 전월비 상승률이 플러스를 유지하면서 연착륙에 성공하는지 여부가 향후 실적 전망 하향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와 자동차, 항공, 철강 등이 올해 실적 전망을 견조하게 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들은 경기에 민감, 최근의 남유럽 재정위기와 미국과 중국의 출구전략 시행 등에 따라 모멘텀이 약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시장 PER(주가수익비율)는 현재 9.5배 수준으로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지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그러나 대내외변수에 대한 불안과 이에 따른 실적 우려가 긍정적인 이익모멘텀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에도 좀처럼 시장이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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