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스케이트 새역사 쓴 모태범은 누구?
스피드 스케이트 새역사 쓴 모태범은 누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관심에 오기생겻다"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한국의 모태범(21.한국체대)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 사상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모태범은 16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차 시기 합계 69초82를 뛰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부터 참가한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

이름마저 생소한 모태범. 그는 어떤 선수인가.

모태범(21.한국체대)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금메달의 주인공이 될 것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변이었다. 모태범의 이번 시즌 500m 월드컵 랭킹은 14위에 불과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관규 감독도 월드컵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1,000m에서 동메달 후보로 모태범의 이름을 거론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모태범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1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치러진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 2차 합계 69초8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은 그동안 이규혁과 이강석 등에 가려져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싹은 이미 보였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미래를 이끌 기대주로 꼽히는 선수였다. 쟁쟁한 선배들에 가려있었을 뿐이다.

모태범이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것은 7살 때다. 취미로 스케이트를 탔다.

그의 인생의 전기가 마련된 것은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모태범은 이 대회에서 500m 1위, 1,500m 2위, 3,000m 3위에 오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500m 금메달을 차지했다. 단거리 종목의 새 강자로 급부상했다.

주니어 무대에서 실력을 쌓은 모태범은 2008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는 기회를 잡는다. 그해 12월 월드컵 5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에서 5위에, 2009년 1월 아시아 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도 500m 1위, 1,000m와 1,500m에서 2위에 각각 오르며 기세를 타기 시작한다.

모태범은 그해 11월 시작한 2009-2010 시즌 4번의 월드컵 시리즈 2차 대회 1,000m 3위, 5차 대회 1,000m 4위를 차지하면서, 세계 정상에 한발짝 더 다가선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5차 대회 1,500m에서는 1분42초85로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올림픽 금메달을 예고한 의미 있는 기록이었던 셈이다.

결국, 모태범은 이규혁과 이강석이라는 대선배들을 대신해 생애 첫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숙원을 풀었다.

[모태범 선수와의 일문 일답]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소감은.

▲사실 오늘이 내 생일이다. 하지만 부모님도 누나도 아무도 올림픽에 오지 말라고 해서 지금 혼자다. 내가 나한테 생애 최고의 생일 선물을 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1,000m가 주종목인데 500m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원동력은.

▲1,000m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500m 구간 훈련을 아주 열심히 했다. 그게 생각지도 못한 금메달을 가져다준 것 같다.

-1차 레이스에서 정빙기가 고장나 1시간 30분이나 대기했는데 부담이 없었나?

▲감독님이 연기되는 상황을 계속 일러줬다. 적당히 몸을 풀고 쉬다가 음료수를 마시기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있었더니 큰 문제는 없었다.

-1차 레이스에서 전체 2위를 차지했는데 예상했나.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1차에서 성적이 잘 나오니 2차에서 한번 해보자는 자신감도 생겼다.

-2차는 캐나다의 간판인 제레미 워드스푼과 레이스를 펼쳤는데 부담이 없었나.

▲100m 구간만 먼저 빠져나가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100m를 먼저 치고 나가면서 자신감이 더욱 붙었다.

-아무도 금메달 후보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태릉에서 미디어데이할 때에 나한텐 질문도 하지 않았죠(웃음). 그래서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언론에서 무관심했던 게 오히려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선배들의 기록이 예상보다 저조했는데.

▲아직 형들을 만나보지 못했다. (이)규혁이 형하고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형한테 감사드린다.

<끝>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