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준비와 인식, 관리 필요

IT 아웃소싱이 점차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는 금융권에 SLA(Service Level Agreement)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강대학교 아웃소싱연구센터는 지난 29일 ‘서비스 수준 협약(SLA)을 통한 IT 서비스 향상’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남기찬 교수(서강대), 천정락 교수(홍익대) 등이 참여해 SLA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필요성을 제시하고, SI업체는 물론 전산 시스템의 비중이 크고 서비스가 경쟁력이 되는 금융권에서 SAL 도입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수준, 자원 효율성 증대 효과
SLA란 정보시스템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가 일정 수준의 서비스와 그에 따른 기준을 약속하고 이를 명시한 계약서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단순한 계약의 차원에서 벗어나 실제적이고 행동적인 ‘관리’중심의 의미로 사용하면서 SLM(Service Level Menagement)이라고도 불린다.

일단 SLA의 체계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일차적으로 기업 대 고객 정보 서비스 수준 향상을 꾀하고, 일정 수준의 질 또한 보장받을 수 있다. 또 SLA 수립 과정을 통해 서비스 수요자와 제공자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 향후 갈등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

SLA는 경영자로 하여금 시스템 자원 소비에 대한 효율성을 가져다 준다. 여러 가지 SLA 측정 지표를 꾸준히 측정, 분석함으로써 적적한 자원 분배와 평가가 이루어지고 미래 발전을 위한 기반 자료로 삼을 수 있다. SLA는 그밖에 패널티와 인센티브를 통한 책임소재의 명확 ,성과측정 용이성, 신뢰도 증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대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일부 금융권 도입 성공적
우리은행은 과거 우리금융정보 시스템이 독립, 아웃소싱을 추진하게 되면서 SLA를 도입했다. 시스템 개발, 운영부문별 측정 지표를 도출, SLA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월별, 일별로 실시간 데이터 축적이 가능하게 해 지속적인 지표 결과를 분석할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에서 측정 지표들에 가중치를 부여, 변화추이를 보다 합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큰 변화치를 보이는 지표일수록 집중 관리에 들어감으로써 실질적인 아웃소싱 서비스 향상과 자원 배분 효율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교보생명은 SLA를 아웃소싱 시스템 자체에만 적용하지 않고 입체적, 전사적 SLA를 구축했다. 교보생명 정보시스템실과 현업간의 ‘사용자 SLA’, 시스템실과 서비스 제공사간의 ‘외부 SLA’, 정보시스템실과 각 팀간의 ‘내부SLA’를 도입, 각각에 알맞은 SLO(Service level Object) 설정, 측정을 진행해 왔다.

교보생명은 그동안의 시범 운영을 통해 IT관련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고, 합리적인 IT 서비스 제공은 물론 책임 있는 서비스 구현의 가능성을 점쳤다고 밝혔다. 4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는 교보생명은 향후 현재 SLA를 기반으로 세밀하고 구체적인 SLA 체결에 힘쓰고 토탈 아웃소싱 시대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 철저한 인식과 사전 준비 필요
사실상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금융권 성향 덕에 대규모 SLA도입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금융기관의 대형 지주화, IT 업무 확산, 타사간의 경쟁들로 인해 IT 아웃소싱은 점차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SLA 도입은 향후 철저한 분석과 준비, 시험 기간을 통해 검토돼야 하고 앞서 ‘통제’아니라 ‘향상’의 개념에서 SLA를 인식해야 한다.

남기찬 교수는 “더욱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전산 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지는 금융권에서는 장기적 투자의 차원에서 SLA 도입이 필수 요건”이라며 “투자 시점에서 바로 성과가 도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SLA가 강력한 금융권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선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자회사에 알맞는 SLA 선택이 필수적이고, 단순히 구축· 개발에 그치지 않고 꾸준한 관리와 사후 작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