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증권사, 신규사업으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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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업·퇴직연금사업 등 앞다퉈 진출
NH투자證, IB사업으로 올해 1000억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중소형증권사들이 신규수익 사업 진출을 통한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미미했던 IB(투자은행)부문 및 선물업, 퇴직연금사업 등의 시장 진출로 신규 수익원 창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009년도 사업연도(3월 결산법인)에 창사 이래 첫 세전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 1분기 400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같은 수치는 한해동안 세전이익이 무려 6배 증가된 것이며, 최근 4년간 최고치인 34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이같은 실적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IB사업부문이다. 지난 3분기까지 세전이익의 절반이상이 IB에서 나왔다. 전국 농협 5500여점의 지점을 활용, 소매채권 판매와 지역농협과의 채권관련 거래가 주효하게 작용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에도 역시 IB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정회동 사장은 "앞으로는 채권 등 편중된 영업을 극복하고 기업공개(IPO), 인수ㆍ합병(M&A), 사모투자펀드(PEF) 등 전통적 IB 영업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오는 2012년 농협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자체 HTS 개발 준비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 7~8월경 HTS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지주사출범 후 농협관련 재무재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고, 장기적 차원의 고객 확보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증권 역시 최근 IPO팀을 신설하며 IB영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 진출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및 중국 최대 환경·에너지분야 국영기업인 중국절능투자공사의 자회사인 절강절능실업유한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중국 내 환경·에너지분야에서 새로운 딜(Deal)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SK증권 관계자는 "향후 중국내 환경·에너지·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사업전개에 따른 금융수요 발생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신사업개발팀을 신설했고, 금융전문인력을 북경에 전진 배치할 계획"이라며 "중국 정부 및 금융기관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국 역내에서의 자금조달 기법과 방법 등을 연구·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메리츠증권은 오는 4월 메리츠종금 흡수합병을 앞두고 IB, PF(프로젝트 파이낸싱)부문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합병 후, 메리츠증권은 여수신 및 복합 기능을 가진 자기자본 약 6300억원, 자산 4조 5000억원, 업계 12위권의 금융회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홀세일 부문은 리테일 경쟁력을 기반으로 증가하는 운용 자산에 따른 채권 인수 여력과 종금의 기업여수신, 리스, PF 대출 기능 등을 활용해 IB, PF(프로젝트 파이낸싱)부문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은 '블루오션'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퇴직연금시장에 지난해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각각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현대·기아차를 든든한 '후원자'로 삼고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총 회사채 인수금액 1조800억원 가운데 현대·기아차 계열 회사채를 4천600억원을 인수하며 42.6%를 계열사 물량으로 채웠고, 하이투자증권도 현대중공업 계열 회사채 1100억원을 인수하는 등 모기업의 지원에 힘입어 약진했다.

중소형증권사들은 선물업에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현재 IBK투자증권을 비롯해 키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KTB투자증권, 솔로몬투자증권 등이 장내파생 본인가를 획득해 선물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신규수익원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이같은 중소형증권사들의 발빠른 시장진출에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선물업 시장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자들만 3배가량 늘어나 치열한 경쟁과 출혈이 예상되고, 퇴직연금시장에서는 대기업의 계열 증권사 몰아주기 등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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