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독과점 폐해’
현대캐피탈의 ‘독과점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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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현대자동차그룹 대표 금융회사, 대한민국 신용카드 업계 2위 현대카드, 상용차 할부리스 시장점유율 1위 현대커머셜 자매회사, 글로벌 기업 GE소비자금융 2대 주주,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 중 최고 신용등급AA, 자산규모 15조원, 자동차금융, 개인금융, 주택금융, 내구재금융 등 소비자금융 전사업 부문에서 마켓 리더, 자동차 금융의 독보적인 1위, 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 업계 최초로 고객정보보호부문 ISO27001 국제표준 인증 획득. 모두 현대캐피탈이 스스로를 설명할 때 동원되는 수식어다.

소비자에게는 현대캐피탈이 어떤 이미지로 담겨 있을까?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자동차금융회사라는 것이다. 현대캐피탈 스스로가 ‘자동차 금융의 독보적인 1위’라는 것을 강조하듯 자동차금융회사 이미지를 제쳐두고 다른 것을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대기아차가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 이상이며, 이 중 현대캐피탈이 지원하는 자동차금융은 90%에 육박한다. 현대캐피탈이 지난해 전체 자동차금융시장에서 72%라는 경이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이런 이점이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금융시장의 선전을 토대로 자연스럽게 카드사업도 성장시키고 있다. 현대카드가 후발 주자로 카드 사업에 진출했음에도 전업계 카드로 삼성을 제치고 2위까지 올라온 것을 보더라도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배경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독주가 소비자들로서는 마냥 반가워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금융은 소비자가 똑같은 자동차를 구입하더라도 구입 조건과 상품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도록 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가 형성되면 소비자들이 좀 더 다양하고 좋은 조건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컨대, 현대캐피탈이 제공하는 자동차할부금융 금리는 36개월 기준 연 8.75% 수준이다. 반면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고 자동차금융시장에 진출한 뉴오토라는 회사는 36개월 기준 연 5.4%의 금리를 제공한다. 금리가 무려 3.35%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뉴오토를 이용해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 회사에서 자동차금융에 지원한 금액은 지난해 80억원에 그친 반면 현태캐피탈은 무려 6조7591억원이다. 시장이 독점구조로 형성돼 있어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이 자동차 시장의 독과점구조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현대캐피탈이 소비자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그리고 경쟁사와 공정하게 경쟁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소비자들이 다양한 자동차금융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시장 선두 사업자로서 열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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