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사회 '효율성이냐 투명성이냐'
은행 이사회 '효율성이냐 투명성이냐'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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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은행중 11곳 은행장이 의장 겸임...제일-국민만 사외이사 몫
견제기능 약화 우려 vs 행별 여건이 중요.

은행장이 이사회의장을 겸임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면서 은행장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이사회의 경영감시 역할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13개시은 및 지방은행중 국민은행과 제일은행을 제외한 11개 은행이 모두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계에서는 이사회의장을 은행장이 겸임하면서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다며 이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을 행장이 겸임하게 되면 아무래도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의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것이 은행경영의 투명성 확보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 부산, 전북, 광주, 경남은행을 포함한 13개 은행 중 은행장이 아닌 인사가 의장을 맡고 있는 곳은 국민과 제일은행 단 두 곳 뿐이다.
국민은행은 김상훈 회장이 퇴임한 후 의장직이 공석으로 남아있으며 제일은행은 로버트 바넘 전 아메리카 Savingsbank CEO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공석으로 남아 있는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이달 중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며 사외이사인 정문술 전 미래산업사장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당행에서는 이사회의 경영감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중에서 의장을 선임하도록 정관에 규정해 놓고 있다”며 “은행장 등 상임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은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이사회의장과 CEO를 분리하는 것이 좋다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지원 센타의 권고를 받아들여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도록 명문화했다”며”해외에서도 대규모 공개기업의 경우 상당수가 이사회의장과 CEO를 분리해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경영감시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은행은 국민은행보다 강력한 이사회제도를 운영중이다.

이사회는 주주대표로써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으며 은행장은 이사회의 위탁을 받아 은행을 경영하는 전문 경영자로서 이사회가 부여한 권한내에서만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제일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분리는 뉴브리지의 기본 원칙”이라며 “이사회가 대부분 권한을 가지고 주요사안을 직접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행장의 독단적인 경영으로 인한 파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장의 권한을 강화하고 분리할 필요가 있는 반면 급변하는 금융환경속에서 빠른 의사결정구조 또한 경쟁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행장이 이사회의장을 겸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옳겠지만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는 경우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며 “각행의 현실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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