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산은, 외환銀 M&A…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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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강정원 국민은행장(KB금융 회장 대행)과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
민 회장, 인수 의향 공식화
KB지주 회장 인선에 '촉각'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유일의 은행권 매물인 외환은행을 둘러싸고 국민은행과 산업은행간 2파전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최근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이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을 표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금융권의 주요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 행장 '사활건 게임'
강정원 국민은행장(겸 KB금융지주 회장 대행)에게 외환은행 인수는 단순히 인수합병(M&A) 차원의 문제를 넘어 강 행장 개인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선 외환은행의 외환부문 경쟁력과 국내 최대 규모의 해외 네트워크는 국민은행의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꿈을 앞당겨줄 수 있는 원동력일 수 있다는 게 M&A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강 행장 개인에게도 외환은행 인수는 30여년 금융인생의 최대 숙원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인수전 실패는 법적 불확실성과 먹튀 논란이 원인이 됐지만 이런 논란의 상당부분은 이미 해소된 상태이다. KB지주가 자사주 포함 최대 6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금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낮다.

결국 외환은행의 최대 주주인 론스타를 상대로 한 KB지주 경영진의 협상능력이 이번 인수전의 성공유무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관점에서 강 행장은 KB지주 회장으로서의 잠재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KB지주 이사회가 회장인선에 발빠르게 나선 것도 외환은행 인수 문제를 염두한 행보로 해석된다. KB지주 내부는 물론 시장에서도 강 행장의 회장 낙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예상대로 강 행장이 KB지주 회장으로 추대될 경우 강 행장의 행보에 변화를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쉽지 않은 상대' 민 회장
이달초 출범한 산은지주는 여러 측면에서 국내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55년 국책은행으로서 쌓아온 명성과 기업금융에서의 강점은 민간 은행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산은지주가 글로벌 CIB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신부문 보강이라는 쉽지 않은 선결과제가 남아있다.

당초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해외은행 인수를 통해 수신을 보강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최근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하면서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각축전에 불을 지폈다.

지난 20일 민회장은 서울IB포럼에서 "국내에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잘 가꿔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특히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오픈돼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민 회장이 국책은행 최초의 민간 출신다운 적극적인 면모를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은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리먼브러더스 인수 실패를 놓고 공식석상을 통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도 민 회장의 향후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민 회장은 정부와의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정부로서도 산은지주의 수신보강을 위한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민 회장으로서는 뜻하지 않은 지원군도 생겼다.

국민은행과 갈등을 빚어온 외환은행 노조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한 글로벌 CIB 육성에 외환은행의 국내외 영업기반 및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가격경쟁만 부추기는 행동은 용납받기 어렵다"며 사실상 산은과의 M&A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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