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DTI 한 달…아파트값 버블 꺼지나
제2금융권 DTI 한 달…아파트값 버블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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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ㆍ재건축 하락세 뚜렷..개포주공1 56㎡형 1억2천 `폭락'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등 최근 들어 `집값 억제' 정책을 편 것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원래 DTI 제한을 받아온 투기지역이지만 올 들어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부담감과 정부의 규제의지에 대한 심리적 영향으로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아파트값 한 달 새 `마이너스'로 = 9월 초 정부가 처음 DTI 규제를 확대시행한 이후 상승세가 둔화됐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12일 제2금융권으로 DTI 규제가 확대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2금융권 DTI 확대시행 직전인 10월9일부터 이달 6일까지 4주간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0.09%, 신도시 -0.04%, 수도권 -0.01% 등으로 나타났다.

그 직전 4주간(9월11일~10월9일)에는 서울 0.16%, 신도시 0.13%, 수도권 0.19% 등으로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대비된다.

서울에서는 강동구가 -0.48%로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송파구 -0.33%, 강남구 -0.17%, 중랑구 -0.08%, 노원구 -0.06%, 도봉.성북구 -0.05%, 구로구는 -0.01%로 내림세를 보였다.
◇재건축이 하락세 주도 = 강남지역 아파트값이 내린 것은 올해 집값 상승을 이끌어왔던 주요 재건축 단지의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제2금융권 DTI 적용 이전 4주간은 보합세를 보이다가 이후 4주에는 0.71% 내렸다.

특히 강남구(0.19 → -0.88%)와 강동구(-0.27 → -1.29%), 서초구(0.63 → -0.15) 등 강남권 재건축의 낙폭이 컸다.

이미 DTI 규제를 받아온 강남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는 올 들어 호가가 급상승했다가 8월 말 정부의 자금출처조사 실시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었다.

여기에다 정부가 DTI 규제의 확대 등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신호를 잇따라 보내자 다른 지역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달 중순 11억8천만원 선이던 112㎡형이 최근 11억5천500만원에 거래됐다.

9월 말~10월 초까지만 해도 12억1천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6주 만에 5천5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올해 최고 거래가인 7월 중순의 13억원보다는 1억4천500만원이나 하락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56㎡형이 최근 12억8천만원에 팔려 10월 중순의 13억4천만원에서는 8천만원, 사상 최고가이던 9월의 14억원보다는 1억2천만원이 떨어졌다.

43㎡형도 지난주에 7억8천만~7억9천만원에 거래됐는데 9월 초와 비교하면 8천만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강동구 둔촌 주공1차 112㎡형은 올해 최고가가 9억9천800만원이었고 10월 초까지 9억3천만원 선에 거래됐지만 지난주에는 8억7천만원에 팔렸다.

◇`한파' 언제까지 갈까 = 전문가들은 현재 아파트 시장의 약보합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으로 매수세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시장이 비수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신학기 학군수요가 움직이는 내년 초까지는 크게 하락하지도 오르지도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기존주택 대신 값싼 보금자리 주택을 분양받으려고 내집마련을 미루는 `보금자리 대기수요' 효과도 약보합세가 이어지는 데에 한몫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최근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몇몇 단지들이 인기리에 분양된 것을 보면 수요는 분명히 있는데 이들에게 오를 대로 오른 기존주택 시장은 관심 밖"이라며 "하지만 올해 12월 말 이후 이사철이 돌아오면 거래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ㆍ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소장은 "재건축의 경우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매수세가 위축돼 있지만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고, 큰 틀에서 보면 시장은 회복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도 "최근 가격이 급락한 곳은 올 들어 지나친 기대감으로 호가에 거품이 있었던 지역이 대부분으로, 올해 초에 비하면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국지적으로 가격이 내릴 수는 있겠지만 연말까지 약보합세가 이어지다 내년 1~2월께 가격 향방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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