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위탁매매업 부실 심각
증권업계 위탁매매업 부실 심각
  • 임상연
  • 승인 2004.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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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위탁매매업의 부실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손익에서 위탁매매 비중이 70%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 이 부문 수익은 비용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은 생존을 위해 하루 빨리 전문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조사연구국은 지난 24일 ‘국내 증권회사의 바람직한 전문화 방향’이란 세미나 자료를 통해 국내 증권사의 열악한 수익구조에 대해 지적했다.

금감원 조사연구국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외국계 증권사 현지법인 4개사 포함)들은 위탁매매업을 통해 지난 2000년 이후 3년간 2조8천925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반면 3조3천525억원의 비용을 사용, 총 46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업에서의 이 같은 비용초과 현상은 중소형사가 특히 두드려졌다. 하지만 대형사나 온라인전문증권사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기간동안 증권사들이 위탁매매업을 취급해 얻은 손익은 대형증권사의 경우는 평균 475억원의 손실을, 중소형 증권사는 3765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 말 현재 결손금이 누적된 증권사가 전체의 34.1%인 15개사나 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3월말 기준 증권사의 위탁매매업에 대한 의존도는 평균 81.1%에 달했으며 위탁매매 수익이 전체 수수료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심화되면서 위탁수수료율은 지난 1999년 3월말 0.33%에서 지난해 3월말 0.17%로 낮아져 위탁수수료 수익이 같은 기간동안 8조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탁매매업의 영업수지율이 갈수록 악화된 것이다.

위탁매매업과 함께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중 하나인 펀드판매보수율도 악화되기는 마찬가지.

증권사의 펀드판매보수율도 지난 2001년 3월말 0.92%에서 지난해 3월말 0.65%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기간 펀드판매 수익도 1조5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은행 보험회사의 진출로 펀드 판매시장에서의 증권사 점유율은 올해 75%에서 오는 2008년에는 5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영업수지율 악화는 증권사 직원당 영업수익과 점포당 영업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직원당 영업수익과 점포당 영업수익은 지난 99년 각각 5억8000만원, 125억5000만원에서 지난 2002년 3억원, 56억4000만원 수준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에 금감원 조사연구국은 “지금이라도 증권사들은 생존을 위해 위탁매매업, 인수업, 펀드판매업, 자산관리업등 업무별이나 고객별로 특화 및 전문화를 추진하고 관련 분야에 업무역량과 자원을 집중시켜야 한다”며 “과당경쟁, 겸업화 가속화로 인해 증권사들은 이미 절벽에 놓인 상태로 전문화 추진이 안되면 퇴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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