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강정원 회장 대행, '물갈이 인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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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회장 퇴임 직후 '깜짝' 인사
장기집권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강정원 KB금융지주 회장대행(겸 국민은행장)의 물갈이 인사가 연일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강정원 KB금융 회장대행 겸 국민은행장
황영기 회장의 자진사퇴 직후 단행된 '물갈이 인사'라는 점에서 황 전 회장 라인에 대한 표적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강 행장의 장기집권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행쟁은 지난 5일 추석연휴 직후 '깜짝'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KB금융 측은 분위기 쇄신 및 조직안정 차원에서 진행된 인사라고 밝혔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다는 게 중론인다.

이번 인사는 강 행장의 '친정체제 구축' 및 황 회장 라인에 대한 표적인사로 요약된다. 우선  최인규 국민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이 KB금융지주의 전략담당 부사장을 겸임토록 한 것이 눈에 띈다. 최 부행장은 강 행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반면 황 회장이 영입했던 지동현 전략담당 부사장에게는 보직을 주지 않았다. 강 행장은 이외에도 전략기획부장, 시너지추진부장, 홍보부장 등 핵심 부서의 부서장 5명을 조사역으로 발령냈다.

이들 부서장들의 경우 금융위로부터 중징계 제제를 받은 황 전 회장의 구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서장들의 대다수는 다시 국민은행 영업점 등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내부의 시각도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강 행장과 황 전 회장의 껄끄러웠던 관계가 이번 인사를 통해 드러났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단행된 불가피한 조치라는 시각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실제 강 행장과 황 전 회장은 뱅커스트러스트 시절부터 경쟁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지난해 지주사 출범 직전에는 회장직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KB금융 출범 이후에도 상반된 경영스타일로 유상증자 등의 핵심사안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조직안정이 시급한 KB금융으로서는 강 행장의 친정체제 구축을 통해 황 회장의 색깔을 희석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금융 이사회 역시 강 행장의 이같은 의중을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KB금융이 출범 첫돌을 갓 넘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주사 전략기획부 및 시너지추진부 등은 지주사 산하 계열사의 업무를 총괄한다는 측면에서 업무파악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시너지추진부의 경우 금융권의 올해 히트상품인 'KB플러스타 통장' 등을 개발했으며, 내년 초까지 계열사별 시너지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또 전략기획부는 빠르면 내년초 가시화될 수 있는 '금융빅뱅'에 대비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의 이번 인사가 강 행장의 장기집권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강 행장은 지난 2004년 국민은행장 취임 이후 2007년 연임에 성공해 내년말 임기종료를 앞두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불과 1년여 임기를 앞두고 굳이 실무진들까지 교체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향후 회장직을 염두해두고 본인과 코드가 맞는 실무진들을 미리 배치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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