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원톱체제 '우려보다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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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퇴진…갈등구조 해소 전망
姜 행장, 통합 리더십 '시험대'

 

▲ 강정원 국민은행장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원톱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일단 회장-행장간 해묵은 갈등구조가 해갈됐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성장동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지붕 '한목소리'
황 회장의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KB금융 안팎의 움직임은 오히려 차분한 모습이다.

KB금융 회장 자리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 됐지만 강 행장이 회장 대행체제를 유지하는 만큼 '경영공백' 사태가 우려스러울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회장-행장간 갈등구조가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직원들의 동요 움직임도 없고 내년 지주사의 사업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종전 투톱체제의 갈등관계가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보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사실 지난해 9월 KB금융 출범 이후 황영기 회장과 강정원 행장의 '불편한 동거'는 연일 도마위에 올라왔다.

두 CEO는 지난 1983년 뱅커스트러스트 출신이라는 인연을 맺고 있지만, '창과 방패'에 비견되는 상반된 스타일로 경쟁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지난해 결국 외부 출신인 황 회장이 KB금융 회장자리를 꿰차면서 갈등관계가 최고조로 이르렀다.

이후 황-강 갈등구조는 M&A 실탄마련 차원의 유상증자 문제 등을 통해 본격화 하기 시작했으며, 이사회의 파벌다툼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감지됐다. 

이 때문에 KB금융 이사회 역시 내부결속력을 다지는 차원에서 강 행장의 회장 대행체제를 상당기간 유지한다는 방침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일찍이 KB금융 회장 인선을 놓고 정부 개입설이 흘러나오고 있는만큼, 이번 회장인선이 외풍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시장 '담담'
금융시장 역시 황 회장 퇴진과 관련한 별다른 동요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황 회장이 사임의사를 밝혔던 지난 23일 KB금융 주가는 전일 대비 1.48% 오히려 상승세로 마감했으며 이후에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지난 2004년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문책경고를 받았을 때와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교보증권 황석규 연구원은 "지난 8월 이후 황 회장 징계와 관련한 뉴스가 나와도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황 회장 징계의 경우 김정태 전 행장 때와 달리 실적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9대1의 은행-비은행 자산구조도 이번 사태의 파급력을 약화시킨 배경으로 꼽힌다. KB금융 회장의 경우 부회장 인사권은 가지고 있지만 최대 자회사인 국민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한계를 가진다.

지주사 출범 이후 강 행장의 '파워'가 오히려 공고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또한 시장의 기대와 달리 KB금융의 증권 및 보험사 인수 움직임도 번번이 불발로 끝났다는 점도 황 회장의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고 강 행장이 황 회장의 빈자리를 온전히 메울수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강 행장의 경우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지만 M&A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강 행장에게는 지주사 전체를 아우를수 있는 통합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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