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현대, 지주사 전환 착수했다?
STX·현대, 지주사 전환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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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대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잡한 순환출자구조에서 벗어나 소유구조를 일원화함으로써 사업간 시너지 창출 등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TX그룹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STX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던 STX팬오션 지분 32.4% 중 20%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매입주식수는 총 4012만주로, 4491억원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회사측은 이번 인수와 관련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영투명성 및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회사구조개편에 관한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시장의 관측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그동안 STX의 총자산대비 투자자산 비중은 30%에 머물러 지주회사 전환요건인 50%에 미달됐었다. 그런데, 이번 STX팬오션 주식매입으로 지주비율은 49%에 달해 지주사전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것.

실제로, 이번 STX팬오션 지분 취득으로 STX그룹은 조선해양(지분율 35.7%), 에너지(47.4%), 엔진(26.6%) 등 주력 계열사 다섯 곳의 최대주주가 됐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기업분석팀장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그룹내 신사업진출이나 실질투자시에 계열사별로 지금보증 구조가 없어지면 기업효율성 측면에서 좋을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추진중인 지주사간 출자총액제한제가 완화된다면 큰 의미는 없어질 것"으로 설명했다. 

STX조선해양 역시 이번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4491억 원에 달하는 재무구조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4년 STX팬오션 인수 당시 3154억 원을 투자했던 STX조선해양은 12.4%의 지분을 보유하고도 1337억 원의 투자이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 역시 현대차 지분을 전량 매각한데 이어 HMC투자증권의 지분도 모두 매각하면서,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전환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배경과 괄련 "증권업은 제철업과 직접적인 사업연관성이 떨어져 매각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 달 28일 현대제철이 현대차 지분 5.84% 전부(1조 3000억원)를 현대모비스에 매각했고, 이로써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이 14.95%에서 20.78%로 늘어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최소 출자지분요건(20%)를 갖추게 됐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역시, 지주사 전환과정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와,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차'로 이어지는 복잡한 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추진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증손회사는 또 다른 계열회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지주사 전환을 용이하게 하기위해선 증손회사인 현대제철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와 BNG스틸, HMC투자증권이 지분매각이 필수인 상황이다.

대우증권 전승훈 연구원은 "지주회사 구조에서 현대제철은 증손회사가 돼 BNG스틸과 HMC투자증권의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BNG스틸은 현대제철의 스테인리스 사업부와 영업구조가 겹쳐 합병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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