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밀어내기식' 상장…시장에 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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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동양생명보험 등 잇따라 상장 예정
"재무안정성, 실적대비 공모가 따져봐야"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그동안 증시불황으로 기업공개(IPO)를 미뤄왔던 대기업들이 잇달아 상장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일부 회사들이 증시 상승기를 틈타 '밀어내기식 상장'을 하다보니 실적대비 공모가가 부풀려 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재상장을 앞둔 진로를 비롯해 동양생명보험, 포스코건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굵직한 기업들이 다음달안에 상장될 예정이다.

특히, 하반기 최대 규모로 꼽히는 국내소주시장 1위업체인 진로는 오는 30일 2003년 상장폐지 이후 6년여만에 복귀한다. 총 공모예정액도 7776억~8640억원에 달해 올 들어 최대규모이며, 공모예정가와 상장주식수는 각각 5~6만원, 4300만주에 달한다.

한 증권업관계자는 "이번에 상장되는 금액은 약 2조 2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진로의 1년 예상순이익의 15~16배 되는 수준"이라며 "공모가가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공격적 마케팅으로 롯데주류가 부산·경남지역 시장점유율(M/S)이 높아진 상황도 진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혜미 연구원은 "오는 2011년까지 1월까지 진로의 가격을 소비자 물가지수 이상 올릴 수 없고, 영남쪽에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하이트맥주와 통합 유통망을 갖추기 전까지는 주가의 단기적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생명보험사로는 처음으로 상장되는 동양생명보험도 10월 초 상장을 준비중에 있다. 공모예정가는 1만 7000원~ 2만원선이며, 상장주식수는 1000만주에 달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상장시 삼성화재와 비슷한 PBR(주가순자산비율)수준이 예상돼, 자산규모나 M/S 비교시 너무 높은 가격프리미엄을 준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강승권 연구원은 "동양생명보험은 생보사 중에서도 빅 3로 꼽히는 삼성·교보·대한생명에 비해 시장규모측면에서 아직 낮은 수준이여서, 가격메리트가 있다고 단정지을 순 없는 상황"이라며 "손보사와 생보사를 단순비교 할 수 없고, 아직 정확한 회사 재무데이터나 회사전략 등의 발표하기 전임을 감안하면 상장된 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반기 높은 청약경쟁을 보이던 IPO(기업공개)시장이 최근 하반기엔 낮은 청약률과 가격 등 상장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공모주 시장에 부담을 얹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시장의 관심을 모으며 상장한 동국 S&C는 10.57대 1의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상장 첫날인 지난 달 31일에는 시초가가 9000원에 형성되면서 공모가인 1만 1000천원에 크게 밑돌았다. 상장 2주여가 지난 현재도 공모가에 못 미치는 금액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 상장된 에스앤더블류(8월 5일)과 대우캐피털(6월 25일) 등도 현재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공모된 주가가격이 내재된 가치보다 높으면 가격이 빠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청약전 종목별로 재무 안정성이나 성장성, 실적이 부풀려 있지 않은지 등을 꼼꼼히 따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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