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의 초대형 산불이 현지에는 심각한 환경재앙이 되고 있지만 한국 가전업체들, 특히 공기청정기업체들에겐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
산불로 인한 공기오염 탓에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엄청난 재앙앞에서 '장사'를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가감없는 현지 상황은 그렇다고 한다. '전쟁(난리)통에도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7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대형 산불로 매연과 미세물질이 대거 발생하면서 LA 지역을 중심으로 공기청정기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신종 플루가 가세해 공기청정기 수요확대를 부채질하고 있다.
코트라는 보고서에서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가전제품을 취급하는 한 매장의 경우 하루 2∼3대 팔리던 공기청정기가 하루 20∼30대씩 팔려나가고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 웅진코웨이 등 한국산 제품들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디자인이 좋고 유해물질이나 냄새 제거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 웅진코웨이 공기청정기 제품 중 399 달러짜리 AP-1008CH 모델의 인기가 특히 높다고 한다.
코트라는 비슷한 용량을 가진 경쟁사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필터를 30개월간 쓸 수 있어 자주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의 공기청정기도 필터를 6개월에 한 번 물로 씻으면 별도의 교체작업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우리에겐 '강 건너 불'이지만 이번 '산불'은 미국에겐 재앙 그 자체다. 인명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이번 산불을 끄는데 들인 돈만하더라도 한화로 4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런데도 6일 현재까지 산불 진화율은 50% 정도라고 한다. 지난달말부터 시작된 이번 화마의 피해가 어느정도에 이를지 여전히 추정조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트라는 보고서를 통해 "캘리포니아는 대형 산불이 빈번하고 카페트 생활을 하는 현지인들의 문화 때문에 공기청정기 수요는 계속 늘 것"이라며 "저렴하면서 용량이 크고 필터 교체가 필요없는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