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갚을 능력 '최악'…'가계파산' 현실화되나
빚갚을 능력 '최악'…'가계파산'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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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느는데 소득은 줄거나 '제자리 걸음'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가계부채 상환능력이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여파로 소득은 줄어들거나 변화가 없는데, 빚은 늘어나면서 가계가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계가 빚을 갚을 능력이 더욱 약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가계파산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명목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지난 상반기에 502조79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01조2천95억원보다 0.2%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반면, 올해 상반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6월말 가계신용의 배율은 1.39배로 작년 같은 시기의 1.32배에 비해 0.07포인트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빚 상환능력이 최악이라는 얘기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은 국민총소득(GNI)에서 해외로 무상 송금한 금액을 제외하고 무상으로 받은 금액을 더해 실제로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GNI는 국내 부가가치 생산량인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해외 이자.배당.근로소득 등 국외 순수취요소소득을 가감해 산출한다

국민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상반기 기준으로 이렇게 낮은 것은 지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사상 최악인 셈이다. 

그동안 명목 국민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낮았던 것은 1998년(2.6%)이었다. 연도별로는 상반기 기준으로 2002년 10.2%, 2003년 6.0%, 2004년 8.6%, 2005년 3.8%, 2006년 5.0%, 2007년 6.8%, 2008년 8.5% 등이었다.

이처럼 소득증가세는 현저히 둔화되고 있는 반면, 가계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가계신용은 697조7천493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의 660조3천60억원보다 5.7%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6월말 가계신용의 배율은 1.39배로 작년 같은 시기의 1.32배보다 0.07포인트 올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배율은 2001년까지 1배 이하에 머물다 2004년 1.15배, 2005년 1.20배, 2006년 1.26배, 2007년 1.29배, 2008년 1.32배 등으로 계속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4배에 육박했다.

국민들이 소득으로 가계 빚을 갚을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배율이 하반기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1조4천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4조2천억원 늘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3조2천억원 늘었고 비은행권(보험.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회사.상호금융)은 1조원 증가했다.

정부가 규제에 나섰지만 고용 악화와 집 값 상승으로 인해 생활비와 주택 구입을 위한 수요때문에 크게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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