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장의 사표제출이 화제다. 일단 우리금융회장으로 선임이 유력하다는 반증이 아니겠냐는 것이 금융계의 중론. 하지만, 우리금융회장 선임과 관계없이 삼성그룹측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서 황영기 사장의 이번 우리금융 회장 후보에 대해 그야말로 깜짝 외도(?)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만만치 않은 증시환경속에서 삼성증권 선장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깜짝 외도가 될지 실제 상황이 될지는 아직 반반.

따라서 업계에서는 황영기 사장이 우리금융 후보가 된 것이 자의인지 타의인지, 깜짝 외도인지 실제 상황인지를 해석하기에 분주하다. 어떤 방향인지에 따라 증권업계 풍향계가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자의냐 타의냐

일단 누가 추전했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항간에서는 헤드헌팅사가 후보로 추천했다는 설도 있고 또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자체에서 추천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헤트헌팅사에서 추천했다면 자의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보통 헤트헌팅사들은 추천 인사의 의견을 묻는 것이 관례여서 황 사장이 승낙없이 추천서를 보내지 않았을 것.

하지만 업계에서는 헤드헌팅 추천설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삼성증권을 업계 리딩컴퍼니로, 또 자산관리업의 명가로 만들겠다는 황영기 사장이 돌연 맘이 변해 자의로 우리금융 회장에 나섰다는 구도가 의아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업계 반응은 그만큼 삼성증권에 대한 황 사장의 의지가 강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로 황 사장은 삼성증권 경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이에 따라 지난 그룹 인사에서도 구조본 이동설이 나돌았지만 제외됐었다.

이에 대형사 한 고위관계자는 황 사장의 우리금융 후보로 직접 나섰다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며 시기적으로도 증시환경이 급변하는 속에서 수장이 맘이 돌아섰다는 것은 회사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어서 쉽게 선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삼성금융부문 강화 포석 ?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번 황 사장의 우리금융 후보 지목은 삼성그룹 추천설쪽에 힘을 실고 있다. 황 사장의 자의보다는 삼성그룹이 우리금융과의 향후 돈독한 전략적 제휴관계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그룹내 믿을만한 인물을 밀었다는 추측이다.

삼성그룹은 산업자본의 은행 진입 제한으로 금융부문에서 유일하게 은행이 없는 상태. 하지만 최근 우리금융과 삼성 금융계열사는 다각적인 제휴업무를 통해 사실상 한 배를 탄거나 다름없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실례로 삼성생명과 우리금융이 방카슈랑스 자회사 설립을 계획하고 있고 최근 우리은행과 삼성증권도 SMA라는 은행 입장에서는 다소 불리한 연계상품을 공동으로 만들었다. 우리은행은 삼성그룹의 주거래 은행이기도 하다.

이에 업계관계자는 삼성그룹이 금융부문에서 향후 은행을 포함해 전체 네트워크를 구성하기 위해 사전 포석으로 황 사장을 밀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 선임 가능성은

업계의 자천 타천설과 상관없이 황 사장이 우리금융 회장에 선임될 가능성은 판가름하기 힘들다.

우리금융지주의 회장 후보로 김상훈 국민은행 회장(62)과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55), 황영기 사장이 막판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전문 금융CEO능력을 제외하곤 관가 영향력등 인사 배점에서 황 사장이 다소 밀린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삼성그룹 추천설을 믿는 업계 일각에서는 황 사장의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금융 회장 후보추천위원회는 빠르면 4일,늦어도 5일엔 회장후보를 단수추천할 예정이다.

김상훈 회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한국은행에 입행한뒤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내다 합병전 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됐으며 합병후에는 국민은행 이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온화환 성격에 금융산업에 대한 직관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조직통폐합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우리금융의 특수상황에서 제대로된 질서를 잡아나갈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전광우 부회장은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은행(IBRD)에서 14년가량 근무해 국제금융부문도 해박하다.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재경부장관 특보를 지낸 경험도 있으며 국제금융센터소장을 거쳐 현재 우리금융부회장으로 재직중이다.

우리금융 출범때부터 여러 업무를 맡아와 우리금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점이 강점인 전광우 부회장이 현 조직을 추스리는데 적합한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황영기 사장은 서울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영국 뱅커스트러스트 은행에서 7년동안 일해 국제금융에 폭 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투신 삼성증권 등을 거쳤다.

삼성그룹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CEO로서 증권업계의 김정태 행장으로 불릴 정도의 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