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졌다하면 ‘억’…새마을(?) ‘억’마을 금고
터졌다하면 ‘억’…새마을(?) ‘억’마을 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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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헌 기자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새마을 금고에서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간(世間)에선 사고가 터졌다 하면 ‘억’소리가 절로 나는 새마을 금고를 두고 “그럼 그렇지 어디 가겠어”, “또 시작이네”라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오간다.

불과 2달 전 검찰 수사에 의해 밝혀진 수천억대의 횡령 사고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도 모자랐는지 이번에는 서울 광진구 소재의 한 새마을 금고 지점장이 고객들을 교묘하게 속이는 방법으로 87억을 꿀꺽해 또 다시 이목이 집중됐다.

간판만 새마을 금고지 마치 사금고와 같이 운영돼온 것이 현실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횡령 사고들이 이를 증명해 준다.

횡령 수법도 날로 진화되고 파렴치해지고 있다. 최근 충남 홍성의 한 새마을 금고에서 발생한 수천억대의 횡령사건에서는 이사장과 전 직원이 관리 감독을 피하기 위해 새마을금고연합회와는 독립된 전산시스템을 설치해 수년 동안 고객예금을 횡령해왔다. 또, 지난 3월 경기도 남양주에선 상무가 고객들의 인감을 빼내 대출금 20억여 원을 가로채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밝혀진 87억 횡령 사건은 경찰조사 결과 새마을금고 지점장이 지난 2007년 9월부터 고객 9명으로부터 예금을 맡아 관리하면서 정식 통장에 입금하면 이자가 높지 않다며 고객들을 현혹해 입금내역이 적힌 전표만 보여주는 수법으로 고객을 안심시킨 뒤 예금을 횡령해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디가 KKJ9299인 한 네티즌은 한 일간신문 독자의견난에 “새마을 금고의 문제점을 아직 모르느냐? 터졌다하면 대형사고...직원을 타동네의 마을금고와 로테이션으로 돌려라. 한 곳에 그만 둘 때까지 근무하니 문제가 안 생기냐? 모든 비리가 숨겨지고...이사장 선출도 그렇고...터졌다 하면 서민의 재산이 순식간에 날아가는데...근본적 대책들을 이런 사고 나기 전에 대비하라”고 리플을 달았다. 또, 아이디 pilja 네티즌은 “사고만 났다하면 새마을금고냐...”라는 리플을 게시했다.

이들 네티즌들의 말처럼 새마을금고는 시중 은행과는 달리 연합회 형식으로 운영되는 데다 직원들이 순환 근무 없이 한 곳에서만 일하도록 돼 있어 그동안 관리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수없이 받아 왔다. 이에 새마을금고연합회 차원에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왔다면 많은 사고들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선 새마을 금고의 횡령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처럼 금융위원회와 감독원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행정안전부가 새마을 금고 관리를 두고 금융 감독 당국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금감원의 감독을 받게 되면 횡령사고는 종전 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마을 금고는 행정안전부 소속으로 돼 있다.

하지만 금융 감독 기관에서 감독을 논하기 전에 업계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면 현재와 같은 횡령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투명한 경영으로 신뢰를 회복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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