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사 싸움에 '고객 속터진다'
은행·증권사 싸움에 '고객 속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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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지급결제를 둘러싼 은행과 증권사간 경쟁이 '밥그릇 다툼'으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두 금융기관의 지나친 경쟁이 오히려 고객들의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경쟁이 금융기관들의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일부 은행들이 증권사 고객에 대해 은행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40% 가량 올리기로 하면서 고객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우리은행은 증권투자를 위해 우리은행 가상계좌를 갖고 있는 15개 증권사 고객 200만명을 대상으로 영업시간 이후(오후 6시~다음날 오전 8시 30분)에 우리은행 자동화기기(CDㆍ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면 건별로 600~1000원으로 수수료를 인상해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에 가상계좌를 갖고 있는 증권사 고객들은 이날부터 우리은행 자동화기기에서 영업외시간에 현금을 출금할 때 건별로 ▲오후 10시~자정 700원 ▲자정~다음날 오전 6시 1000원 ▲기타 시간 600원 등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은행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는 영업시간과 영업외시간에 관계없이 건당 500원이었다.

결국 우리은행에 가장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들은 증권사 지급결제 서비스가 시작되는 7월 31일(동양종합금융증권 고객은 2일까지)까지 추가적인 수수료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같은 수수료 인상은 증권사들이 이번 달부터 은행의 고유 영역이었던 지급결제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것을 우려한 은행권의 사전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은행권은 증권사 지급결제 참여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다. 과거 주식형펀드 열풍으로 CMA 자금이 급증했던 2007년 '머니무브'의 기억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월급통장에 CMA 못지않은 고금리 제공과 수수료 면제, 대출 금리 우대 등을 내세우며 고객이탈 방지에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소액결제 서비스 시행을 계기로 고객 기반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며 공격채비를 차리고 나섰다.

이같은 경쟁에 당초 금융소비자들은 선택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두 금융사의 경쟁이 '밥그릇 다툼'으로 번지면서 오히려 고객들의 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지나친 경쟁이 금융기관들의 부실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과 증권사간 과도한 경쟁으로 신뢰가 최우선이 돼야한 금융기관들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가장 우선시 돼야 할 부분은 '고객 편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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