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급결제, 증권사와 은행 모두 손해”
“증권사 지급결제, 증권사와 은행 모두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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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硏 세미나에서 밝혀

[서울파이낸스 고득관 기자] 증권사가 CMA에 지급결제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증권사의 교차 판매 증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은행의 구조적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나금융연구소 노진호 연구원은 “CMA 지급결제 기능이 도입되면 증권사의 교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과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지 의문스럽다”며 “은행의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저원가성 예금(LCF)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CMA 지급결제 기능 도입이 구조적인 수익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61개 증권사 가운데 25개 증권사가 지급결제 시장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다음달 3일 동양종금증권의 지급결제 서비스 도입을 시작으로,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 각 증권사들의 지급 결제 서비스가 시행된다.

증권사가 지급결제 시장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수료는 계좌관리 수수료, 자산 운용 관련 이익, 교차 판매 확대 등이다. 이 중 증권사들은 교차판매 이익의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증권사의 CMA 판매 확대가 직접 투자나 펀드, 랩(Wrap) 등의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이다.

이에 대해 노 연구원은 “CMA 고객은 고금리를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반해 브로커리지(직접주식투자) 고객은 자본이득을 노리는 투자 선호형이기 때문에, 증권사 CMA 판매가 증권사 브로커리지 영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증권사 브로커리지 영업은 고객 예탁금과 비례 관계를 보이지만, CMA는 고객예탁금과 반비례 관계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CMA와 펀드 사이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노 연구원은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2006년 이후 증권사 CMA 판매는 급증했지만 펀드 판매는 은행이 증권사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CMA 판매가 펀드 판매를 부추긴 것이 아니라, 펀드 열풍이 CMA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면서 “펀드는 장기금융상품인데 펀드 고객이 완전한 지급결제 서비스에 높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은행도 장기적으로 CMA 지급결제 기능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처럼 예대율이 높은 상태에서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하면 은행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자산운용을 하다보면 금융불안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연구원은 “향후 경기회복에 따라 은행 대출이 증가하면 CMA의 자금중개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CMA가 증권사 시너지 창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은행의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만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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