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환율 '정책 실패' 목소리 높다
금융권, 환율 '정책 실패' 목소리 높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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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히려 환투기 기회 제공..."단계적 개입 바람직"
정부의 환율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국내 중소 기업들의 수출 지원에만 신경 쓴 나머지 환율하락이라는 세계적 대세에 역행함으로써 자칫 한국이 환투기 대상 국가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은 최근 원/달러 환율 1160원선이 무너지면서 정부가 시장개입을 완화하겠다는 제스처를 보인 데 대해 진작에 취했어야 할 태도라는 반응이다. G7 회담 이후 각국들이 모두 자국의 통화강세를 용인하는 추세에서 유독 한국만이 NDF 시장까지 규제하며 환율방어를 공언한 것은 경솔한 행동이었다는 것.

한국은행 한 관계자는 원화강세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연히 환율방어를 공언하자 외국 자본들은 이를 오히려 투기 기회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환투기 기회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중소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총선 방어용인지는 몰라도 정부가 계속 원화강세를 강제로 막다가 힘에 부쳐 손을 들 경우 환율 폭락은 물론이고 외국 투기자금 이탈로 이어져 국부 유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꾸준한 매수세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외환개입이 한계에 다다른 시점에서 외국자본이 증시 매매차익은 물론이고 환차익까지 얻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자본들이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는 오히려 시장에 교란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단계적이고 예상가능한 환율정책을 펴는 것이 오히려 시장 참가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작년 10월 연중 최저치인 1147.2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정부의 강한 시장개입으로 1200원대까지 진입했다가 최근 다시 떨어져 1160원대가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재경부 최중경 국제금융국장은 역외선물환시장(NDF) 규제에 이어 발권력까지 동원할 수 있다며 환율방어를 공언했다가 최근 NDF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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