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은 총재 일문일답[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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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금융 및 실물경제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소상히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의 급속한 하락세는 끝난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바닥을 치고 올라갈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기자단과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상승하고 있나.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원자재 가격 문제가 분명히 비용 쪽에서 물가를 올리는 요소인 것은 맞다. 그러나 원자재가가 계속 오를지, 아니면 조금 오른 수준에서 안정될지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원유가격은 작년만큼 대폭 오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통화정책은 다른 경기동향과 물가압력을 모두 고려해 대처해야 한다. 당시 경제상황에 대해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느냐, 어느 쪽 위험이 더 크다고 보느냐 등에 따라 방향이 결정된다. 현재로서는 물가 쪽 위험도가 약간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당분간 완화 기조가 맞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전망치 수정될까.

▲한국은행 경제전망에 원자재가 전제에 포함돼 있다. 원유가격 앞으로 더 상승하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전제를 수정해야 할 것이다. 물가 쪽이나 경상수지 쪽이나 감안해야 하는데, 지금 보기에는 그 차이가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7월에 한은 경제전망을 발표할 때 그 부분을 반영해 전망을 발표하겠다. 현재 움직임으로 봐서는 원유가가 당초 생각보다 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경기가 현재 바닥인가.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급속 추락했으나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보면 더 내려가는 것 같지는 않다. 바닥 여부는 바닥에 대한 해석이 사람마다 달라 뭐라 말하기 어려운 데다 전망까지 감안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급속한 하락세는 끝난 것 같으나 앞으로 치고 올라갈지 여부는 불투명한 점이 상당히 많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조기인상한다면.

▲작년 위기 때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충격이라고들 했다. 앞날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6~7개월 지나서 보니 `뭔가 조금 보인다'는 것이다.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괜찮지 않으냐'는 게 현재 미국 등의 판단인 것 같다. 그래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는 시기도 작년 11~12월 예상했던 시기보다 앞당겨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으로 이해하겠다.

주요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다면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나 소비자 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수요와 생산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한국은행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유동성 과잉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작년 11~12월처럼 금융권이 완전히 얼어붙어 있을 때는 유동성을 아무리 늘려도 통화승수가 작은 탓에 유동성 효과가 없었다. 올해 들어 자금중개활동이 조금씩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유동성이 돌고 있다.

그런데 실물경제가 움직이는 속도에 비해 유동성이 움직이는 속도가 앞서고 있다. 유동성이 물가를 올리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유동성 과잉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동성 공급의 순효과와 역효과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에 달려 있다. 순효과만 있고 역효과가 없는 정책은 없다. 다만 유동성이 단기자금시장 쪽으로 몰려가는 현상은 예상된다. 그런 금융활동을 기반으로 실물경제활동이 얼마만큼 도움을 받고 있으며, 물가에 주는 영향은 어떤지, 자산가격에 거품이 생길 우려는 없는지 등을 균형있게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기준금리는 여러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단기자금시장에 많은 자금이 몰리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득실을 면밀히 보고 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여러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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