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로 바뀌게 자극하지 않기를"…'클로징멘트'의 '부활'?
"분노로 바뀌게 자극하지 않기를"…'클로징멘트'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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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노무현 전 대통령의 돌연한 서거로 온나라가 충격과 혼돈속으로 빠져든지 1주일. 그런데도, '노무현 서거 정국'이 가져올 정치사회적 파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그리고 어느 정도로 이어질지를 아무도 예단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을 전후한 '국민적' 추모열기. 그들에겐 '특이'(?)해 보일 수도 있는 이같은 분위기를, 한국적 상황과 관점에서 표현해 내려는 외신들의 태도와 노력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MBC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MBC가 '뜬다'거나 '튄다'는 표현이 어떨런지. 

노 전 대통령 서거이후 보도태도나 편집 등에서 '성의와 노력'이 여타방송을 능가한 탓인지, 29일 영결식 당일 공중파 방송 3사의 시청율중 '으뜸'은 MBC였다고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영결식 이튿날인 30일(토요일) MBC의 9시 뉴스데스크다. 이날  왕종명, 손정은 앵커의 '클로징멘트'는 강렬했다. 이른바 '클로징멘트'란, 얼마전까지 앵커를 맡았던 신경민 기자의 '트레이드마크'. 뉴스 말미에 그날의 이슈가 되는 뉴스에 대한 자신의 주관을 담아 표현하는 짧은 논평 형식이다. 신 앵커의 하차와 동시에 '클로징멘트'는 그 독특함과 신랄함을 잃었다는 게 시청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런데, 이날 '클로징멘트'는 그렇지 않았다.

"국민장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오늘 새벽, 경찰이 시민들이 만든 분향소에 대해 기습 철거를 시도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국민 통합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순수한 애도의 마음이 누군가에 대한 분노로 바뀌게끔 자극하는 일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클로징멘트'엔 과거 신 앵커의 그것 못지 않은 신랄함이 묻어난다. '클로징멘트'의 '부활'이라고나 할까. 

사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전후해 몇몇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수원 화장장(연화장) 현장 중계장면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적절치 못한'(추모객의) 표현이 여과없이 방영된 것이나, 여성 앵커가 노 전 대통령의 삶을 조명하는 뉴스를 진행하다가 눈물을 참지 못하고 훌쩍이는 모습이 방영된 것 등이 그 예에 해당한다. KBS와 SBS에서 각각 발생된 일이다.

하지만, 이들 '방송사고'는 정황상 '해프닝'에 가깝다. 그런 면에서 MBC 뉴스데스크의 '클로징멘트'는 이들 '방송사고'보다 더 눈길을 끈다. 비록 형식은 앵커 개인의 논평이지만, 편집국(보도본부)차원의 진지한 검토를 거쳐서 방영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기에. 6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알려진 '방송법 개정안'을 염두에 둘때 이날 '클로징멘트'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 온다.

방송법을 둘러싸고 방송사 특히, MBC와 일부 메이저 신문들간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 같은 맥락에서 '서거 정국'을 계기로 변화된 MBC의 행보와 함께, 특히, '클로징멘트'가 과거의 독특함과 특징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역사의 현장'에서는 그 '진실'이나 '사실', 또는 '평가'를 옳바로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역사의 속성이기에, 현재로선 그저 지켜볼 뿐이다. 다수 국민들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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