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3人3色 경영 '눈길'
은행장들, 3人3色 경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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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섬김경영', 하나 '펀경영', 신한 '토참문화'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기업문화가 은행장의 경영스타일에 따라 차별화된 색깔을 내고 있다. 특히 은행장들은 유례없는 금융위기로 인한 직원들의 사기저하를 우려해 직원들 직접 챙기는 '감성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취임 1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이종휘 우리은행장의 경영철학은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다. 특히 이 행장은 직원들은 물론 직원들의 가족까지 직접 챙기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이 행장은 부친의 장기입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직원의 부친을 직접 찾아 위로하는 한편, 우리사랑기금'을 전달했다. 우리사랑기금은 임직원들이 매달 월급에서 일정액씩 떼어내 마련한 기금이다.

이 행장은 앞서 19일에는 시력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을 직접 찾아가 위로하기도 했으며, 내달 1일에도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직원 자녀를 직접 찾을 계획이다. 이밖에도 이 행장은 '통통(通通)광장' 개설을 통해 직원들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직접 열람·청취하는 한편,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은 우리은행장으로서 첫 내부 승진이라는 직원들로부터 '롤모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이 행장의 경영철학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장보다 3개월 앞서 취임한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경영철학은 '펀(Fun)'이다. 취임과 동시에 은행장실을 'JT(Joy Togehter)실'로 명칭을 바꾼 것은 권위보다는 화합을 중시하는 김 행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한다.

김 행장도 "나는 보스가 아닌 리더가 되겠다"며 "보스는 뒤에서 채찍을 휘두르며 앞으로 가라고 하지만, 리더는 솔선수범하여 먼저 앞으로 가면서 따라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이 취임 보름만에 이뤄낸 노사화합공동선언문도 김 행장이 줄곳 주장해 온 '직원이 즐겁게 일하는 직장',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경영철학의 첫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 3월 취임한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신한만의 차별화된 기업문화 구축에 나서고 있다. 토론과 참여의 앞글자를 따 만든 '토참문화'는 이 행장의 경영철학인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 행장은 "신한은행이 강건한 은행이 되려면 지위, 부서를 막론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참여하는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며 토참문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 활용되고 있는 토참광장에는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으며, 이 행장은 직원의 의견에 직접 답변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토참광장은 CEO와 직원 상호 간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펼쳐 나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섬김'과 '펀', 그리고 '소통'으로 압축되는 이들 세 은행장의 경영철학의 배경에는 그들의 과거 이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지난 1970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우리은행에서 근무해 왔으며,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1991년 하나은행 창립맴버로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 하나금융그룹에서 각종 요직을 거친 '하나맨'으로 꼽힌다.

이백순 신한은행장 역시 1982년 신한은행 입행 이후 신한은행의 '엘리트 코스'인 일본 오사카지점, 도쿄지점 등을 거친 뒤 신한금융지주 상무, 신한은행 부행장 등 신한금융그룹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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