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하락 지속될까
은행 연체율 하락 지속될까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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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한계직면 … 기업대출로 눈돌려

경쟁적 중기대출 … 추가부실화 우려

2일 한국은행은 국내은행 연체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향후 계속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연말 결산에 따른 일시적 효과인지를 놓고 설왕설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한국은행은 계절조정후 연체율로 파악하더라도 최근 하락추세가 과거대비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최근 은행권 연체율의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작년 하반기부터 전체 연체대출채권중 기업연체대출 비중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3년 6월 이후 연체채권 증가를 주도했던 가계 연체대출 비중은 하락세로 반전된 반면 기업연체대출의 비중은 상승세로 반전했다.

전체 연체채권 중 기업연체대출 비중은 2001년 1월 60%에서 2003년 6월 40%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상승세로 전환, 작년 11월말 현재 49.1%를 기록했다.

전체 연체채권중 기업연체채권 비중이 상승한 것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연체채권의 증가세는 뚜렷하게 둔화된 반면, 기업연체채권은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2001∼2002년 중 40%를 상회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의 경우 작년 상반기까지 연체채권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대출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하반기부터는 연체채권 증가세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내수경기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음식숙박업, 부동산·임대업 등 서비스업종의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서비스업종의 연체율 상승은 내수경기 침체로 경기상황이 크게 부진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도소매, 음식숙박업의 활동지수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편, 올들어 은행들이 앞다퉈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민, 신한, 하나, 외환 등 주요 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 증가율을 가계대출 증가율보다 높게 책정하고 유망 중소기업 고객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특히 하나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증가 목표를 가계대출 증가율 12.75%를 크게 웃도는 20%로 잡고 전자, 조선, 석유화학, 해운업 등 3천여개 유망 중소기업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9월말 현재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2.82%로 전년말 대비 0.93%p 상승해 전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상승폭 0.73%p를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한 것은 경기 부진에도 영향이 있으나 은행들이 2002년부터 개인사업자대출을 급격하게 확대한 것도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생계형 사업자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일자리 창출 등 소비심리가 살아날 수 있도록 역점을 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은행들도 대출 조건 및 심사를 완화해 경쟁적으로 취급을 확대한 여신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예외없이 부실화된 점에 비춰 무리한 외형확대 전략보다는 자산운용에 내실을 기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은행들이 가계대출 수요 둔화로 자금운용이 어려워지면서 신상품 개발 및 대출조건 완화 등을 통해 중소기업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향후 이들 여신의 부실화 방지를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국은행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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