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타는' 보험설계사들, 사채 유혹에 '노출'
'경기 타는' 보험설계사들, 사채 유혹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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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신계약 급감…대출문의 급증

무등록 대부업체 피해 등 부작용 우려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 경기침체로 보험 신계약 유치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는 보험설계사들이 늘어나고 있어 신용불량자 양산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보험설계사들이 대출을 많이 받게 되는 이유는 수입이 일정치 않은 데다 고객관리비용이 만만찮게 나가기 때문. 심지어 실적압박에 시달리다 가족 등 자기 계약이 늘어 매달 보험료로 나가는 돈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영업 실적이 우수한 보험설계사들 중 본인이 보험료를 내는, 이른바 '작성계약'을 통해 실적을 유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처럼 실적은 올려야겠고 수입은 일정치 않다 보니 마치 카드 돌려막기를 하듯이 대출에 손을 대게 되는 것.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이 정규직이 아닌 데다 수입이 들쭉날쭉해 시중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는 사실상 대출이 쉽지 않다. 그래서, 주로 이용하는 것이 대부업체다.

일례로, 한 설계사의 경우 현재 캐피탈사 3군데에서 2500만원, 대부업체 3군데에서 750만원, 총 3250만원을 대출 받은 상태지만 1천만원 정도의 돈이 더 필요해 추가 대출을 모색중이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7등급으로 낮고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추가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아 미등록 대부업체를 이용해야할 형편이다.

대부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보험설계사들이 급속히 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대부업체 홈페이지 상담게시판에는 대출을 문의하는 보험설계사들의 글로 '북새통'이다. 반대로 대부업체들로서는 나쁠게 없다.  대부업체들은 보험설계사 전문 상담원까지 배치해 응대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나 독립판매법인(GA) 지점 및 영업소에는 매일 아침 '보험설계사를 위한 저금리 대출' 광고 전단이 들어오고 있다.

심지어 대출중개인들이 직접 영업소로 찾아와 대출을 권유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 업체가 미등록 대부업체라는 점이다.

그렇잖아도 경기침체로 보험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설계사들이 행여 사채의 늪에 빠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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