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불꽃 경쟁' 막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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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신규사업 진출 잰걸음
은행, 경쟁우위 선점 안간힘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박선현 기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봄바람을 타면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국내 금융사들의 발걸음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자본시장법은 증권업계의 대대적인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은행들은 증권업계의 질주를 막을 대안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덩치 경쟁' 본격화
최근 증권사들은 신규 사업 진출 및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른 무한경쟁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한 인수합병(M&A) 경쟁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박준현 사장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의 M&A가 활성화 되면 국내에는 수개의 증권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투자회사(IB)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삼성증권은 파생상품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재정비 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선물업과 집합투자업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신탁, 중개, 일임 업무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해외진출과 동시에 신규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우증권도 헤지펀드 시장 선점을 위해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노하우를 쌓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우리투자증권도 선물업 진출을 위해 자기자본 1억달러를 투자해 지난해 7월부터 싱가포르에서 헤지펀드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말 하나IB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갖춘 대형 증권사로 거듭났다.
 
■은행, M&A 효과 '미지수'
은행권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달부터 영업점 개폐점 시간이 30분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빠르면 올 6월부터 지급결제가 가능해지는 증권사와의 본격적인 고객유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와함께 전 은행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임직원들의 임금삭감 움직임과 각종 비용절감 움직임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그러나 조만간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증권업계와는 달리 은행권 '금융빅뱅' 움직임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자산건전성이 은행권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 역시 금융위기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환은행은 물론 지주사간 대등합병 가능성을 내비쳤던 KB금융도 당분간 비은행 부문 강화에 주력하겠다 뜻을 재확인했으며, 우리금융도 적자부담을 덜기 위해 각종 위기관리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역내 M&A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감지된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취임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금융시장이 넓지 않은데 몇개 회사만 가지고 뭉치는 것은 고객 입장에서도 맞지 않는다"며 "이렇게 되면 기업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행장은 지난 2006년 LG카드 인수로 약 2500만명의 고객기반이 확보된 만큼 역내 M&A는 한계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이 행장은 국내보다는 해외 M&A에 관심을 두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해외 M&A를 통해 여타국 은행에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소매금융 부문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 사실상 국내 은행간 M&A 경쟁에서 발을 빼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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