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영업전략은 '감탄고토'
카드사 영업전략은 '감탄고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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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종헌 기자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최근 카드사들이 일방적으로 부가서비스를 축소시키고 현금 서비스 취급 수수료율까지 높여 고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카드사들은 각종 부가서비스를 축소하기 시작했고 연회비 인상, 카드대금결제기간 단축 등의 특단의 조치도 취하고 있다. 더구나 시차를 두고 현금 서비스 수수료율까지 높이고 있어 카드사가 고객 불만을 고단수로 완화시켰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외환카드는 이달 현금서비스 취급 수수료율을 0.5%에서 0.55%로 올렸다. 지난해 연말 수수료율을 한 차례 올린 현대카드도 고객신용등급에 따라 수수료율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도 이달 지하철·편의점 등에 설치된 현금지급기 이용 수수료를 건당 600원에서 800원으로 인상했다. 롯데 등 전업 카드사와 부산, 대구은행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시차를 두고 현금서비스 취급수수료율을 각각 올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보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를 올리면 카드사가 모두 가져가는 것이 아닌데 마치 카드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언론에 그려져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분명 카드 사용으로 인해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최초 카드 발급했을 때의 계약 조건과 다르기 때문에 이를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은 아마추어적 발상 같아 보인다.

경기 상황이 좋을 때는 각종 선물 보따리를 카드 회원들에게 풀어 회원을 모집하던 카드사가 영업 환경이 악화되자 회원들에게 그동안 가져간 것을 도로 내 놓으라고 엄포를 놓고 있어 금융을 다루는 곳 치고는 변덕도 심하다.

일반적인 영업의 마인드는 ‘고객은 왕이다’ 이지만 카드사의 특성상 고객은 카드사 정책에 따라갈 수밖에 없어 고객 위에 카드사가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모습이 씁쓸하다.  

또, 단기적 안목에 빠져 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카드사들의 서비스 정책은 회원들에게 어떤 신뢰도 기대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비용을 아끼기 위해 카드대금결제 기간도 단축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내달 결제분부터 결제 기간을 47일에서 44일로 단축한다. 신한, 삼성, 롯데카드는 이미 결제기간을 줄였다.

이로 인한 결제금액 부담은 카드회원들이 고스란히 가져간다. 카드사들이 어렵다며 카드회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면서 왜 회원들의 절규에는 귀를 막을까.  

카드업계는 경기 상황이 워낙 안 좋기 때문에 고객 불만을 무릅쓰고 울며 겨자 먹기로 서비스 축소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용카드사들이 지난해 가맹점으로부터 거둔 수수료가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수익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설득력이 낮다.

더구나, 경제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비단 카드사 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어렵다. 이런 시기에 제살깍기로 어려움을 돌파하기 보다는 그동안 카드사들의 존립 기반이 돼준 카드 회원들에게서 손쉽게 위기 돌파구를 찾는 카드사의 영업 방식은 곤란해 보인다.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서민들의 주머니까지 털다보면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존립 기반을 잃게 될 것 아닌가. 어려운 시기, ‘달면 삼키고 쓰면 뱉기’보다 쓰더라도 삼킬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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