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은행권 엇갈린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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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적자행진 부담…보유주식 매각
하나銀, 키코 관련 충당금 적립 부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은행권의 1분기 실적발표가 이달말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은행이 예상외의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은행은 보유주식의 상당량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투자증권은 유상호 연구원은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적자지속은 불가피하지만, 현대건설과 현대종합상사 보유주식 매각으로 각각 1566억원과 206억원의 처분 이익이 발생해 영업부문의 적자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은행은 또, 지난달 은행권 최초로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3670억원 어치의 주택담보대출유동화증권(MBS)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할 경우 은행의 자기자본비율과 실적은 소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반면, 대출자산의 증권화에 따른 자산축소는 감내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위기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은 지난해 4분기(6911억원 적자)에 이은  적자행진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종휘 우리은행장도 최근  "대출 유동화 등 각종 위기관리 아이디어를 통해 우리은행이 올해 1분기에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금융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우리은행의 실적 기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자기자본대비 충당금 적립 전 이익률은 28.2%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며 "실적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설 및 부동산 여신의 경우 전체 원화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1%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다는 점 때문에 경기 회복시 실적개선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하나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타 은행의 경우 3월 연체율이 크게 하락한데 따른 이익개선 효과가 예상되지만, 하나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KIKO(키코) 관련 평가손실이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31일 1310원대를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3월 위기설에 따른 여파로 줄곧 1400~15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1368원으로 분기말을 마감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분기말 환율을 기준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말과 비교해 충당금 적립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올 1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환율변동에 따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며 "특히 작년 NIM이 2.07%로 다른 은행보다 더 낮았던 만큼 추가하락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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