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경찰 발표-언론 보도 '뒤범벅'?
'장자연' 경찰 발표-언론 보도 '뒤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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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소속사 대표-언론사 대표-금융계 인사 등 '처벌 대상'

MBC, 10여명 중 유력 언론사 대표에 소환 통보   

경찰, "리스트 실명 공개 의미 아니다" 번복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탤런트 故 장자연 씨에게 술 시중을 강요한 혐의가 뚜렷한 인물이 3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유력 언론사 대표가 경찰의 소환통보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와 혼선이 빚어졌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장자연 문건' 거론 인사들의 실명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한나절만에 번복함으로써 '눈치보기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찰의 발표 내용과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이 뒤범벅이 돼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이 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 

경찰은 고 장자연 씨에게 술시중을 강요한 혐의가 뚜렷한 세 사람을 우선적으로 형사처벌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KBS가 3일 보도했다.

관련자들의 실명공개 여부를 놓고 이랬다 저랬다하는 다른 한편에서, 특정 공중파 방송을 통해 형사처벌 대상자가 구체적으로 '꼭 집어' 보도되는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난감해하는 하는 것이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분위기다. 경찰의 수사상황 전달방식이 이래저래 매끄럽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같은 날 MBC는 경찰이 수사대상에 오른 10여 명의 유력인사 가운데 언론사 대표 한 명에게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방송은 원래 일정상으로는 이미 조사를 받았어야 하지만, 차질이 생겨 아직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 총수와 수사 담당자의 말이 엇갈렸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유력 언론사 대표를 이미 조사했다고 밝혔지만 일선 수사 담당자는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했다고 KBS가 이튿날인 4일 뒤늦게 확인보도했다.

경찰의 공식 브리핑 내용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누군가 흘리지 않았다면 결코 보도될 수 없는, 그러나 서로 다른 내용이 양대 방송사의 전파를 타고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희한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마치 신뢰하기 어려운 브리핑을 차양막삼아 그 뒤에서 '양동작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착각에 빠져들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다.  

아무튼 KBS 보도에 의하면, 형사처벌 대상 3명은 이날 체포영장이 발부된 장 씨의 소속사대표 김 모씨,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언론사 대표, 그리고 김 씨에게 거액을 대출해 준 금융권 계열사의 유력 인사등이다.

경찰이 통신수사와 참고인 진술을 통해 이들이 술자리에 동석한 정황을 확인하고, 김 씨를 제외한 두 사람에 대해 직접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경찰이 특히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두 명은 '강요죄 공범'으로 김 씨의 신병확보와 상관없이 형사처벌할 방침이라는 이명균 경기경찰청 강력계장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일본에 있는 김 씨에 대해서는 신병확보를 위해 체포영장과 함께 로밍 휴대전화에 대한 실시간 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위치 파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씨의 전 사무실에서 나온 남자 5명과 여자 3명의 유전자에 대한 국과수 감식 결과, 여자 3명의 유전자는 장 씨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경찰이 3일 오전 수사내용 브리핑과 관련, 사건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은 '장자연 문건' 거론 인사들의 실명을 발표하겠다는 뜻이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오전 브리핑 내용 중 '수사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의미는 '실명공개'가 아니라 사건의 진상을 의혹없이 모두 밝힌다는 의미다"고 해명했다.

앞서, 경찰은 오전 브리핑을 통해 "종합수사결과 발표 때 문건에 나온 인물과 피고소인이 누구인지, 혐의가 무엇인지 밝히겠다"며 "유족과 협의해 문건 내용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이명균 경기청 강력계장은 "말 실수를 한 것 같다"며 "피의사실 공표죄, 명예훼손 부분이 있기 때문에..."라며 얼버무렸다.

경찰의 이같은 입장 변화와 관련 유력 언론사 대표를 수사하는 데 대한 부담감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수사 혼선과 미적거림, 그리고 죽은 자는 말이 없는 가운데, 무성한 소문만 발없는 말이 돼 이곳 저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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