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銀, 여전히 '불안'
한국씨티銀, 여전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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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이어 4분기에도 순익 줄어들어
잇따른 사업 무산에 은행장 '말 바꾸기'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매각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모기업 부실에 따른 대외적 요인뿐 아니라 대내적 요인까지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설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3분기에 이어 크게 줄어들었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추진하던 사업들 또한 잇따라 무산되면서 한국씨티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하영구 행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매각설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시장에서 고의로 소문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면부인하고 나섰다.


앞서 하 행장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고객들에게 매각설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선 바 있다. 


이처럼 하 행장이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한국씨티은행의 경영여건이 좋지 않아 매각설은 쉽게 사그라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 역시 신통치 못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3%나 감소한데 이어 4분기에도 21.2% 감소한 750억원으로 집계된 것.
한국씨티은행의 작년 총수익은 1조9천554억원으로 전년보다 18.9% 늘었지만 순이익은 4천259억원으로 9.0%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악화에 총자산 규모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 2004년 한미은행 인수 당시 한국씨티의 총자산은 66조원이었지만 올해 6월말 현재 55조원으로 10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미은행이 한국씨티로 편입되면서 상당수 고객들이 이탈했다는 방증이다.


반면 같은 외국계은행의 경우 SC제일은행은 지난해 3·4분기를 결산한 결과 순이익이 34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1.2%(1020억원)증가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전년대비 10% 증가한 3억5800만달러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불변환율 기준으로 수익은 1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3% 증가했다.


한국HSBC은행은 공식적으로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700억원을 기록,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로 예정됐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이 무기한 연장되는 등 사업 진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하행장은 지난해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으로 외국계 금융회사도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해진 만큼 연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라며 지주사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모기업 부실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하 행장은 이내 말을 바꿨다.


지난 19일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지주사 체제의 효율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를 살피고 있다"며 한발 물러선 것.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지주사 전환을 통해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이다.


또 지난해에는 하영구 행장이 나서 특화된 '스미스 바니'형 증권사를 설립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부실한 사업 계획서 때문에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에 한국씨티은행은 증권업 신규진출을 신청한 은행들 가운데 유일하게 탈락한 은행이 됐다.


한편, 한국씨티은행과 함께 지주사 전환 작업을 추진했던 SC제일은행은 지난달 18일 금융위원회로부터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회사(가칭) 설립 예비인가를 받고 지주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SC금융지주사는 SC제일은행,SC상호저축은행,SC캐피탈 등 3개 자회사와 SC증권,SC제일펀드서비스 등 2개 손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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