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먹는 하마' AIG, "혈세로 빚잔치"
'돈먹는 하마' AIG, "혈세로 빚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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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제2금융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공룡보험사 AIG가 갈수록 '애물단지'로 전락해 가고 있다. 천문학적 구제금융을 받고도 여전히 '돈먹는 하마'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AIG가 세금으로 빚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 구제를 시작한 지난해 이후 AIG가 500억달러를 부채 상환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비밀 문건과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이후에만 AIG가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메릴린치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금융사들에 지고 있던 부채 중 약 500억달러를 상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부의 구제금융 이후 AIG로부터 대출금을 돌려받은 금융사만 최소 20개에 달한다.

미 골드만삭스와 독일 도이치뱅크는 지난해 9월 중순~12월 사이 60억달러씩을 돌려받았고, 메릴린치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상 미국), 프랑스 소시에떼제너럴 등도 같은 기간 AIG로부터 일정액의 대출금을 각각 상환받았다. 규모는 작지만, 모간스탠리,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HSBC(이상 영국)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정부 구제 이후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금융사들의 전체 명단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전체 명단이 공개될 경우, AIG의 세금을 통한 빚잔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에만 네차례에 걸친 구제금융에 나서는 등 AIG에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AIG에 들어간 공적 자금 규모는 총 1730억달러에 달한다. 이 와중에 정부의 AIG 지분율은 80%까지 상승해, 사실상 AIG는 국유화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AIG의 주가는 17달러에서 35센트로 추락했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받고도 AIG의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AIG는 지난해 4분기에만 총 617억달러(주당 22.95달러)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배가 넘는 것. 이에, 결국 미 정부는 결국 지난주 300억달러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일각에서는 '차라리 AIG를 정리하고 가자'는 극단적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편, AIG의 리디 회장은 지난주 네번째 정부 지원 결정 당시, 정부 지원이 더 필요하게 될 가능성에 대해 "말하기 힘들다"며 추가 수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AIG를 둘러싼 미국정부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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