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지점, 서울 '줄고' 영남 '늘었다'
증권사 지점, 서울 '줄고' 영남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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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직격탄 맞은 서울 14개 줄고, 영남은 16개 늘어
지난해 2분기 1620개로 최대 기록, 하반기엔 '뒷걸음질'
미래에셋‧하나대투 '축소', 동양종금‧한국투자‧동부 '증가'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증권사들이 최근 서울의 영업지점을 줄이는 대신, 영남(경남․경북․부산․대구․울산 포함)에 영업지점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 증권사들이 작년초 영업지점 확대에 주력하다가 금융위기 여파로 하반기 지점 축소에 나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작년 3월 3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주요 17개 증권사의 영업지점(영업소는 제외)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1년간 19개 늘어
분석 결과, 이 기간 증권사의 영업지점은 69개가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20개)의 증가추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그 뒤를 19개의 영남(부산 4․경남 5․경북 3․대구 4․울산 3), 11개의 경기, 8개의 호남(광주 3․전남 3․전북 2), 4개의 강원․충청, 3개의 인천이 이었다.

줄어든 영업점도 50개에 달했다. 서울이 34개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가 7개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영남 3개(대구 2․경남 1), 광주 2개, 대전 2개, 인천․충청 각각 1개 순이었다.

결과적으로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늘어난 지점에서 줄어든 지점을 뺀 순수 증가분은 총 19개다. 지역별로는 경상도가 16개로 가장 크게 늘어난 반면, 서울은 14개가 줄어 대조를 이뤘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주가 하락장으로 인해 그동안 서울에 지나치게 과밀된 지점들이 대거 정리된 것으로 해석된다.

■180도 달라진 모습
증권사 영업지점 숫자는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에 따라 춤을 췄다. FY2007 4분기(2008년 3월 31일), 17개 주요 증권사의 영업지점 숫자는 총 1564개였다. 이후 6월 30일 36개가 늘어 1600개를 기록하더니, 9월 30일에는 1620개로 상종가를 쳤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12월 31일에는 전분기 보다 37개가 줄어든 1583개를 기록, 뒷걸음질쳤다.

가장 부침이 심했던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2008년 1분기에 접어들자마자 강원도에 지점 3개를 추가하면서 의욕적인 출발을 보였지만, 3분기에만 무려 20개의 점포를 없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중복되는 지역의 ”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3월~9월 사이 지점을 5개 늘렸다가 3분기에 18개나 줄였다. 하나대투 관계자는 “18개 지점 대부분은 BIB(점포 내 점포)를 영업소로 축소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경우 작년초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지점확대가 하반기에는 한풀 꺾였지만, 늘어난 지점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다. 동양종금은 작년초 지점을 15개 늘렸다가, 하반기에 3개를 줄이면서 증권사 최대 규모인 165개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 동양종금의 지점 확대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다지 신빙성이 없음을 입증시킨 셈이다.

반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지점 숫자를 늘린 증권사도 눈에 띈다. 동부증권은 작년 한해에만 13개의 지점을 늘렸다. 지점이 개설된 지역도 서울,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도로 다양했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작년말부터 판매채널 재정비와 함께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지점을 늘리는데 주력했다”며 “올해는 현재 숫자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지점 3개를 늘렸다. 전남 목포에 1곳, 울산에 2곳 등이다. 특히 목포의 경우 삼호중공업과 지척인 곳에, 울산은 현대중공업 회사 내부에 위치해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울산에만 지점 3개, 영업소 1개를 보유하고 있다. 모기업인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밖에 지점이 늘어난 곳으로는 한국투자증권(7개), SK증권(5개), 현대증권(4개), 교보증권(2개), 대우증권(2개) 등이 있다.

■서울지역 지점이 가장 위험
비용절감을 위해 증권사들의 지점 축소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지점 축소 계획이 아직은 없다고 잘라 말하지만, 경기 하강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면 지점 축소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 집중적인 지점 폐지가 이뤄진 서울지역의 지점들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지점들이 예전에 비해 복합금융센터의 역할을 강화시켰지만, 여전히 고객들에게는 펀드판매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3월이 끝나면, 각 증권사별로 지점 축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점을 폐지하기 보다는 영업소로 형태를 바꾸는 방안도 유력해 보인다. 18개 지점을 영업소로 바꾼 하나대투증권이 대표적이다. 또 매출이 떨어지는 지점을 주변의 다른 지점에 통폐합시키는 방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작년에 광주 화정동 지점과 상무지점을, 도곡지점과 대치지점을 통폐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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