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월 기준금리 인하 '안갯속'
한은, 3월 기준금리 인하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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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동결~0.5%p 인하까지 의견 분분
환율, 물가, 주요국 금리수준 등 변수 산재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한국은행의 파격적인 금리인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악화일로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게 맞지만, 금리 인하가 환율상승을 부추기고, 또 환율상승은 물가에 부담을 줄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연 2.0%로 3.25%포인트 끌어내린 바 있다. 현재까지는 한은의 금리인하 기조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는데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환율이 금리인하 기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1% 급등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8월 5.6%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1월에는 3.7%까지 떨어졌다 다시 상승세로 반전했다. 한은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2.5~3.0%와도 상당폭 괴리를 나타낸다.

지난달 한은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며, 향후 물가안정을 확신했으나 환율상승 압력이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난달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과정에서 환율동향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마 티에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심리가 다시 발동한 가운데 원화 매도 압력이 다시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한은이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티에잉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연내 0.5%포인트 가량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기조가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보다 경기침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광공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하는 등, 최악의 경우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8%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 까지 나오고 있다. 

또, 미국과 일본 등이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5일 유럽중앙은행(ECB)와 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각각 1.5%, 0.5%로 나란히 0.5%포인트씩 인하한 것도 한은의 금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박형중 연구원은 "주요 실물지표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여건 개선을 위해 0.5%포인트 인하가 예상된다"며 "다만 유동성 함정 진입에 대한 우려로 인해 앞으로는 금리보다는 양적완화를 통한 간접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금리 수준도 충분히 낮은 만큼 기준금리 인하폭이 0.25%포인트 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항후 실탄확보 차원에서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BK투자증권 윤창용 연구원은 "주요 국가들은 여전히 정책금리를 과감히 인하하는 추세이며, 국제원자재 가격이 안정돼 있어 물가 불안을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적어도 1.50%까지는 내릴 것이며,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정도는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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