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뿌리' 따라 관심분야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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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銀, 정부의 정책변화에 촉각
신한銀, 안정적vs하나銀, 역동적 이미지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국내 시중은행들의 공익사업이 그간 획일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이 '뿌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비쳐지고 있다.

■'우리'는 국책은행?
우리은행은 표면상 시중은행이지만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의 정부 지분이 73%에 달하는 '겉다르고 속다른' 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8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살아남은 은행이다.

사실상 정부 소유의 은행이라는 점에서 우리은행은 여타 은행에 비해 경영상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으로 인해 분기별로 경영성과를 보고해야하는 번거러움도 감수해야 한다. 사실상 국유화된 은행이다 보니 우리금융 경영진은 정부의 정책을 항상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중소기업대출 7조3000억원을 전액 연장해주는 한편, 우리금융이 올초 2000여명의 인턴채용 계획을 밝히는 등 정부의 '잡셰어링' 움직임에 가장 먼저 동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우리은행과는 정 반대의 경우이다. 중소기업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국책은행이지만 산업·수출입은행과 달리 증시에 상장돼 있으며, 시중은행과 영업전략 상에도 큰 차이가 없다. 기능적 측면에서 시중은행으로 분류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을 꺼리는 와중에 기업금융을 더욱 확대하면서 국책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재정립 하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출시해 중산층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서민섬김통장' 역시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익적 측면을 우선시한 대표적인 공익형 상품으로 꼽힌다.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는 고(故) 강권석 전 기업은행장의 '우산론'은 윤용로 기업은행장에게 이어지며 기업은행만의 경영철학으로 자리매김 했다.

■'판이한' 조직문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조직문화가 사회공헌활동에 고스란히 녹아든 은행들이다. 신한은행은 '금융계의 삼성'으로 불릴 정도로 끈끈한 조직문화를 자랑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신한은행의 정체성은 재일교포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현재 신한지주의 주주 구성은 재일교포가 20% 안팎, 외국인이 4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06년 100년 역사의 조흥은행 인수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한-조흥간 이질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조직을 철저히 배제하고 직급에 따라 전직 은행간 인력 균형을 맞추는 등, 신한은행의 '감성통합'은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신한은행의 공동체 의식은 사회공헌활동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지난 2004년 이후 삼일절마다 실시되고 있는 '나라사랑, 태극기 사랑 행사'와 2005년부터 진행돼 온 '1문화재 1지킴이 활동'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한민국 국보1호인 숭례문의 경우 신한은행의 사내보물 1호로 지정돼 있으며, 사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문화재 사랑 성금 모금 캠페인'도 진행해 모금된 성금을 '문화유산국민신탁법인'에 출연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애사심이 강한 은행으로 정평나 있다"며 "애국심과 관련된 신한은행의 각종 행사는 '재일교포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하나은행의 지난 1971년 한국투자금융으로 출범한 이후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서울은행 등을 인수하면서 조직문화가 혼합돼 여타 은행과 비교해 역동적인 색채를 지니고 있다. 하나은행이 경영 전반에 'Innovation(혁신)'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의 이같은 혼재된 조직문화는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과 연결된다. 특히 하나금융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하나 Kids of Asia' 프로젝트는 최근 다문화 가정이 문화·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실시되고 있어 사회전반의 높은 관심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은 그룹 전체의 사회공헌활동 가운데서도 중점 추진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며 "올해 전체 예산의 1/4 가량인 10억원을 책정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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