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상승 행진 '뚝'…당국, 외환시장 '개입'?
10일 상승 행진 '뚝'…당국, 외환시장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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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안보람기자] 원·달러 환율이 10일 만에 큰폭으로 내려서며 148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환율하락 반전의 원인에 대한 해석과 전망은 엇갈린다. '시장논리'의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당국의 개입에 대한 하락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짝 하락'에 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7원 급락한 148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무려 10일간의 상승행진이 마침내 꺾인 것. 

지난 주말보다 4원 오른 151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하락반전했지만, 이내 다시 치솟으며 1510원선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이후 점차 상승폭을 줄이기 시작, 20원이상 내린 1480원대로 낮아졌다. 장초반 급반락시 대규모 매물 출회와 관련, 시장참여자들은 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환율은 일부 저점인식에 따른 매수세가 나오면서 1490원으로 복귀 횡보했다.

환율이 이같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은, 다양한 악재 속에서도 미국 정부의 시티그룹 지분 확대와 국내증시의 상승반전, 무역수지 흑자 등의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 또, 연일 당국의 개입이 눈앞에 왔음을 알리는 경고가 이어진 것도 '롱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미국 정부가 대형 상업은행들을 국유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당국과 씨티그룹이 정부 소유의 보통주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타결되면,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의 보통주 가운데 25~40%의 지분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지만,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2월 무역수지가 25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아시아 주요국들이 국제 금융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아시아 공동펀드의 규모를 120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진정시키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식은 코스피지수의 상승도 이끌었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투자자의 매도세 완화, 개인과 연기금의 매수에 힘입어 2% 넘게 오르면 1100선에 다가섰다.

하지만, 환율 하락의 이면에는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실질적으로 국내외 시장의 불안요인이 해결된 것은 없는데도 하락반전됐기 때문이다. 이는,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우리은행 신진호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시티그룹에 대한 지분을 늘리는 방안으로 대책마련함에 따라 불안감 사라진 것이 직접적원인이 됐지만 시장불안요인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참가자들의 롱심리가 진정되고 차익실현성 네고가 나와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이어 "2, 3월 외채 만기 관련한 달러 수요와 3월 외국인 배당관련 역송금 수요, 조선사의 수주취소 가능성 본격화, 글로벌 금융시장 문제나 북한 관련 문제에 따르는 외국인의 매도세 등 환율에 상승압력을 가하는 요인들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전문가는 "전반적인 글로벌 사정은 환율이 떨어질 상황이 아닌데 이렇게 많이 떨어진 것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의심되는 부분"이라며 "외환당국이 환율개입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되레 불안을 키우는 게 아닌지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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