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침묵속에 원·달러 환율 1500원 '훌쩍'
외환당국 침묵속에 원·달러 환율 1500원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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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원·달러 환율이 석달만에 1500원을 '훌쩍' 넘어서며 외환시장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37분 현재 전날보다 29.7원 오른 1510.7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일 이후 9거래일간 상승폭은 130원에 육박한다.

이날 환율은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 환율이 1480원대로 올라선 것을 반영해 전날보다 2원 오른 1483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직후 환율은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 매물이 유입되며 반락했지만 이내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세로 돌아서 1490원으로 고점을 높인뒤 횡보했다.

하지만 해당레벨에서도 외환당국의 개입이 보이지 않자 달러매수세가 더욱 강화되며 1500원을 훌쩍넘긴 1511.5원으로 이날의 전고점을 갱신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주식매도세가 주가와 원화의 동반약세를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28일 이후 9거래일간 약 1조6천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에 나서며 코스피시장의 견조한 흐름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달 10월 이후로 9거래일간 1조3천억원 이상 주식매도에 나서며 주가와 원화를 동시에 끌어내리고 있다.

밤사이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각종 악성 지표들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금융주를 중심으로 또다시 지수가 하락했고, 다우지수는 6년만에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따라 국내 코스피시장 역시 1060선 마저 붕괴되며 닷새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지수 또한 오후 1시 45분 현재 23.67포인트 내려선 361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주가급락에 따른 투신권의 환위험 헤지분 청산과 관련한 달러매수가 유입되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의 재료다.

전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시장의 불안에 대해 지적하고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방향설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유럽국가의 부도나 유럽의 신용경색 등 불안요소들은 여전히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키고 있다. 또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한 불안요소로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불안이 점증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이날 GM대우가 산업은행에 1조원가량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시장참가자들의 유동성위기에 대한 경계감도 고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 악재와 경상수지 적자 등 국내 수급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환율이 상승하고 있기때문에 상승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3~4월에 외국인에 대한 배당이 이뤄짐에 따라 이부분에 대한 달러 송금수요 또한 상승재료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외 참가자들이 9일간 130원 가량이나 뛰어오른 것에 대한 차익실현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여전하고,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크기 때문에 단번에 1600원 이상 치솟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SK증권 염상훈 이코노미스트는 "원화가치가 폴란드나 헝가리 등 동유럽 통화들보다 약세를 보이는 것은 오버슈팅(단기과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외환당국이 달러화 매도개입을 통해 1500원대에서 추가적인 급등을 제한할 것으로 보여 1550원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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