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지난해 실적 '반토막'…지방銀은 '양호'
市銀 지난해 실적 '반토막'…지방銀은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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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우리銀, 4분기 적자 전환
전북銀 사상최대 실적…대부분 순익 늘어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반면, 지방은행들은 위기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이뤄낸 것.  지방은행들은 대부분 순익이 늘어났지만 시중은행들의 경우 순익은 전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반토막 났고 건전성 마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건설·조선 구조조정 관련해 쌓은 충당금 때문이라고 은행권은 설명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폭탄에 '움찔'

지난해 대부분 은행들의 순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2천억원대의 순익을 내는 데 그치면서 국민은행과 함께 작년 4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45.5% 감소한 1조510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순이익도 1조4467억원으로 전년보다 29.5%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 733억원의 적자를 냈던 하나은행은 4분기에는 1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08년 순익은 전년 대비 54.8% 감소한 4744억원을 기록했다.

외환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8013억원 전년 대비 16.6% 감소했다.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2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6.2%나 급감했다. 우리은행측은 1조6027억원에 이르는 대손충당금 적립과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손실 등으로 순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악화에 우리은행은 작년 4분기에 무려 6911억 원의 순손실을 내 3분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국민은행 역시 4분기에 3184억 원의 순손실로 2004년 4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의 보유 주식 처분 손실과 구조조정 등으로 충당금 적립액이 1조1391억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은행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악화됐다는 점이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07년 3.45%에서 지난해 2.99%로 1년 만에 0.46%포인트 급감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36%포인트, 외환은행 0.33%포인트, 하나은행 0.25%포인트, 우리은행은 0.2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경기 침체와 중소기업 대출 연체 등으로 은행들의 건전성도 악화됐다.


연말 기준 총 연체율은  국민은행 0.65%, 신한은행 0.72%, 하나은행 0.86%, 우리은행 0.96% 등 이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1.48%, 1.25%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데다 부실채권 규모도 1년 만에 두배 증가해 대손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홍헌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황은 건전성 악화 초기국면"이라며 "향후 실물경기 추이에 따라 자산건전성의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금융 위기 속 '선방'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반면, 지방은행들은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순이익이 절반으로 떨어진 시중은행들과 달리 전북·부산·대구 등 지방은행들의 순익은 다소 늘어났다.


지방은행 가운데 단연 눈의 띄는 실적을 기록한 곳은 전북은행이다. 전북은행은 전년대비 무려 65.2%나 늘어난 418억원의 순익을 실현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총자산, 총수신, 대출금 모두 10%이상 증가하며 지난해 초 계획을 초과달성했다. 안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도 12.88%로 국내 은행권 상위수준을 기록했다.


제주은행도 작년 순이익 221억2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4.5% 증가했으며 부산은행 역시 지난해 전년보다 1.6%(43억원) 증가한 275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대구은행도 작년 순이익 2612억원을 기록, 전년(2608억원)에 비해 소폭 늘었다.


순이자마진도 개선됐다. 부산은행은 전년 보다 3.07% 오른 지난해 3.09%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2분기 3.04%에서 3분기 3.10%, 4분기 3.31%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북은행은 2.98%를 기록, 전년대비 0.21%포인트 올랐다.


이같은 실적호조에 대해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에 비해 건설·조선사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방은행이다 보니 특정 기업에 편중된 거액 여신이나 파생상품 피해가 적은 것도 한 몫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내실 경영에 주력하고 위험 관리를 강조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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