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여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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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미행사 결정에 '후폭풍'
신한銀, 서둘러 콜옵션 행사 결정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우리은행이 최근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상환권리)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외화 후순위채 콜옵션(상환권리) 행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해외 조달 금리가 급등하면서 '스텝업' 금리가 신규 발행 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자인 은행들은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고 스텝업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관행화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국제 시장에서 평판이 나빠질 우려가 있어 섣불리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기로 하자 외국계 증권사와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 쏟아냈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우리은행의 콜옵션 미행사에 대해 "재발행보다 비용면에서 좋을지 몰라도 시장은 실망하고 놀랐다"며 "다른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 능력에대한 투자자의 신뢰도를 더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같은 결정은 외화 자금 조달 시장에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한국 은행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깨뜨리고,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간도 "우리은행이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음에 따라 투자자들이 만기 위험에 대해 높은 프리미엄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도 "콜옵션 불이행 결정은 단기적으로 재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은행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CDS 프리미엄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4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후순위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지난 11일 무려 42bp가량 오른 573에 마감됐고 12일에는 5bp 상승한 578.1에 장을 마쳤다.


이같은 시장 반응 때문인지 신한은행은 13일 2월과 3월 각각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 후순위채권 5천만 달러와 원화 후순위채권 500억원을 조기상환(콜옵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콜옵션 미행사에 따른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자 서둘러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해외 후순위채의 콜옵션 행사시기가 오는 24일로 아직 열흘정도 시간이 남아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들이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10년 만기 외화표시 후순위채권의 규모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포함해 13억5000만달러(약 1조8900여억원)에 달한다.


오는 3월 기업은행(3억달러), 6월 농협(2억5000만달러), 10월 신한은행(4억달러) 순으로 콜 행사 기간이 돌아온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경제적 비용은 줄겠지만 시장의 평판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며 "조기상환 여부를 놓고 논의 중에 있다"고 신중한 입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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